[기자수첩]'소방수+대책반장'

[기자수첩]'소방수+대책반장'

박재범 기자
2011.01.18 07:32

연초부터 금융권이 시끄럽다. 저축은행 부실 때문이다.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쉬쉬 해 온 것도 아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이후 누구나 저축은행의 위기를 얘기했다.

그런데도 떠들썩한 것은 이번엔 다를까하는 기대감과 함께 한편에서 밀려드는 걱정 때문이다. 일단 시작은 달라 보인다. '대책반장'으로 불리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선 것부터 그렇다. 과거 금융당국이 머뭇거린 측면이 있다면 이번엔 '속도'를 강조하며 나갔다. '구조조정 신호탄' '칼 빼 든 금융당국' 등의 해석도 뒤따랐다.

물론 김 위원장 본인은 동의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는 '소방수'란 표현을 더 선호한다. '늦었지만 신속하게' 불을 끄겠다는 의미에서다.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 사태를 제2의 카드 사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맞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하나의 걱정이 든다. 불을 끄는 데만 집착하다가 저축은행 전체를 놓칠까하는 점이다. 김 위원장이나 금융당국의 해명에도 불구, 현재 금융당국의 입장은 '구조조정', 즉 부실 처리로만 비쳐진다.

그렇다보니 기대와 함께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저축은행 대책은 많았다"며 "하지만 저축은행 발전 방안 등이 병행되지 않는 구조조정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무조건 조이고 묶는 것뿐 아니라 잘 하는 선수를 키워낼 방안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근 만난 고위 인사는 이런 말을 했다. "저축은행 본연의 임무인 서민금융을 하라고 한다. 백번이고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500만원 소액대출만 서민금융이 아니다. 저축은행이 책임질 PF 대출 영역도 있다. 이게 이뤄져야 지역 경제가 돌아가고 식당도 돈 번다. 이런 게 서민금융이다".

불을 끄는 것은 소방수의 기본 임무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필요한 불은 꺼뜨리지 않고 나쁜 불만 골라 끌 수 있는 '능력'이다. '소방수+대책반장', 그래서 쉽지 않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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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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