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스피 2100시대와 '우물 안' 펀드사

[기자수첩]코스피 2100시대와 '우물 안' 펀드사

권화순 기자
2011.01.17 16:11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100선을 넘어 신기원을 열었다. 날마다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화려한 랠리를 펼치고 있다. 연내 추가상승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증권업계는 한껏 고무됐다.

하지만 펀드쪽은 분위기가 딴판이다.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연초 이후 1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펀드열풍'을 타고 3년 전 펀드에 돈을 넣었던 투자자들은 원금이 회복되자 너도나도 발을 빼고 있다. 외국인이 주식에 돈을 쏟아 부을 때도 투신권만 눈물 머금고 '팔자'를 유지한 것도 펀드환매 발목 탓이다.

고민은 이뿐 아니다. 투자자문사의 약진은 위협적이다. 케이원, 브레인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 출신 서재형 대표가 이끄는 한국창의투자자문도 한바탕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투자자문사로 자금이 몰리는 건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최근 만난 한 자산운용사의 임원은 '우물 안 개구리'식 대응을 문제 삼았다. 국내에서만 전전 긍긍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일본 노무라의 성공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일본 투자자들의 '소심' 투자는 널리 알려졌다. 이 때문에 노무라는 국내 투자에 목을 매지 않고 밖으로 눈을 돌렸다. 현재 운용 자산 대부분이 외국 자본이라고 한다.

노무라식 접근은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펼쳐졌다. 특히 양호한 기업 실적 전망, 저평가된 증시 등으로 '바이 코리아' 매력은 여전하다.

최근 중국 국부펀드인 CIC가 1억 달러 이상의 '한국전용 펀드'를 만들겠다고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재 자금을 운용할 국내 자산운용사 선정에 들어갔고, 이르면 3월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국민연금도 사상 처음으로 이머징마켓 전용펀드를 만든다.

국민연금 성격의 자금이 전 세계적으로 1경원에 달한다. 전 세계 시가총액 가운데 국내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1.8%가량)만 가져와도 수십조원이다.

자산운용사 임원은 "외국 투자가들이 금융위기 전만해도 글로벌 운용사를 통해서만 국내 투자를 했지만 지금은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국내 운용사에 대해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업계 내부에서도 '천수답' 영업만 할 수 없다는 자성이 나온다. 자문형 랩이나 펀드 환매에 소극적으로 맞설 게 아니라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 인 것 같다. '코스피 2100'과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로 멍석은 깔린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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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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