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30분 내 배달됐습니까?"

피자헛 "30분 내 배달됐습니까?"

이정흔 기자
2011.01.20 10:53

[머니위크]피자헛 '30분 배달제' 놓고 노사 갈등

“30분 배달제, 우리는 안합니다” vs. “실질적인 30분 배달제 맞습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피자업체 피자헛이 ‘30분 배달제’를 둘러싸고 노사간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피자 주문에서 배달까지 30분 안에 서비스를 완료한다는 ‘30분 배달제’는 최근 피자배달원들의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업점 평가에 '신속성' 비중 높아

대외적으로 피자헛은 '30분 배달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직원평가 항목에 30분 배달이 포함돼 있는 만큼, 실질적으로 30분 배달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에서 ‘30분 배달제’의 근거로 내세운 대표적인 것은 ‘CHAMPS’제도. CHAMPS 제도란 피자헛에서 매달 미스터리 쇼퍼(암행 모니터링)에 의해 영업점 평가제도. 이 평가는 슈퍼바이저(영업점장) 인사고과 등에 반영된다.

이 평가서에서 슈퍼바이저와 매장 직원들을 가장 크게 압박하고 있는 조항은 ‘배달시간 30분’ 항목. 본지가 단독 입수한 <미스터리 쇼퍼 평가 항목> 중 ‘서비스 신속성’의 첫번째 문항이 '주문한 메뉴는 30분 이내에 배달되었습니까?'다.

만약 이 항목에서 ‘아니오’라는 평가를 받을 경우 감점되는 점수가 20점이다.

여기에 '주문한 제품은 약속된 시간 이내에 준비/배달되었습니까?'(+10점)를 비롯해 '약속시간이 30분 이내로 안내되었습니까?'(30분 초과 시 1분에 1점씩 감점) '배달 약속시간은 30분 이내였고, 실제 배달은 25분 또는 25분 이내에 이루어졌습니까?'(+10점) 등의 항목 역시 30분배달제와 연관된 질문들이다.

반면 배달의 청결도·유지관리 항목의 최고 감점 점수는 4점이다.

피자헛 측에 따르면 100점 만점에 82점 이상이 나와야 문제가 없는 매장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30분 내 배달' 단 한 항목에서 감점을 받으면 '문제 매장'이라는 멍에를 써야 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고객과 약속 지켜도 30분 넘으면 감점"

김용원 피자헛 노조위원장은 “30분 배달 항목이 지켜지지 못할 경우 점수폭이 크기 때문에 이 항목에서 어긋날 경우 다른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도 만회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고객이 주문을 할 때 배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약속시간을 30분보다 늦게 설정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매장의 현실”이라며 “항목별 점수를 감안한다면 40분으로 약속을 한 뒤 배달에 성공하더라도 -10점은 감수하라는 얘기다. 이 상황에서 어느 매장에서 40분 배달을 설정하겠냐”고 항변했다.

특히 매장이나 배달 여건 상 부득이한 경우 고객의 양해를 구한 후 배달이 늦어져도 감점처리가 된다.

이에 대해 피자헛 관계자는 “피자 만드는 시간 14분에 피자 배달 시간 역시 8분을 기준으로 끊기 때문에 30분은 배달원들이 압박을 느낄 만큼 촉박한 시간이 아니다”며 “피자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설정해 놓은 것으로, 피자헛의 글로벌 기준에 따른 평가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득이한 이유로 배달이 늦어졌을 경우 확인조사를 거쳐 정상참작을 하도록 돼 있다"며 "평가도 1회성이 아닌 매달 평가한 결과를 연간 합산해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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