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귀환의 최대 변수는 '인플레이션'

외국인 귀환의 최대 변수는 '인플레이션'

김성욱 기자
2011.03.07 10:11

[머니위크 커버]긴급진단 외국인 파워/ 외국인을 말하다

연초만 하더라도 증시는 장밋빛이었다. 코스피지수는 2100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나 설 연휴 이후 외국인들의 대대적인 매물공세에ㅐ 밀려 2000선이 다시 무너졌다. 새삼 외국인 파워가 실감난다.

외국인들의 주식투자동향은 일일 매매규모와 매매종목 등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외국인 특유의 투자패턴과 투자생리다. 이에 대해 오랫동안 외국인 주연휴 이후 외국인들의 대대적인 매물 공세에 밀려 어느새 1950벽도 무너졌다. 새삼 외국인 파워가 식투자의 창구 역할을 맡아온 JP모건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이승엽 이사에게 물었다.

Q. 외국인들이 ‘매물 폭탄’을 던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 다른 이유는 없나?

A. 인플레이션이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우리나라가 하이퍼인플레이션까지는 아니지만 이머징국가 전반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이유는 지난 몇년간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왔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종료 후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이 자금들이 이머징국가로 많이 들어왔다. 그러다 연초부터 선진국 경기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 자금들이 빠져나간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신흥국들도 주가가 많이 빠졌다. 올해 들어 독일과 미국은 5% 이상 상승하는 등 선진국 시장은 좋은 반면 인도 -14.2%, 인도네시아 -7.7%, 브라질 -7.3% 등 신흥시장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매도하면 주가가 꼭 하락한다고 할 수는 없다. 지난 2005~2007년 우리 증시는 장기 상승추세에 있었다. 그때도 외국인들은 2005년 12조원, 2006년 27조원, 2007년 35조원을 순매도하는 등 꾸준히 팔았다. 결국 수급이 펀더멘탈을 이길 수는 없다.

Q. 최근 외국인이 한국증시의 실제 PER(주가수익비율)이 발표된 것보다 높다고 판단해 매도에 나섰다는 소문이 돌았다. 한국 증시에 이런 시장 리스크가 존재하는가? 아니라면 한국 증시의 가장 큰 시장 리스크는 무엇인가?

A. PER 때문에 나간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직 국내 기업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외국인이 보는 한국의 가장 큰 리스크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이는 예측이 안 될 뿐만 아니라 발발 시 그 방향성을 가늠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증시가 다른 이머징국가에 비해 10% 정도 디스카운트돼 있다고 하는데, 그 원인 중에는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이 크다고 판단된다.

Q. 외국인 전체가 매도 우위인 것인가? 특별히 더 많이 빠져나간 자금이 있는가?

A. 실제 자금의 주체와 그 자금이 들어온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봤을 때 유럽계 펀드에서 많이 빠졌다. 장기성 자금으로 분리되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순유입이다.

유럽펀드들의 판매 수요가 많았다. 또 헤지펀드들도 공격적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된다.

Q. 외국인이 다시 들어올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는가? 외국인이 다시 한국시장에 투자하기 위한 조건이 있다면?

A. 이머징시장은 올해도 여전히 좋게 보고 있다. 불어난 유동성이 선진시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이머징시장으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경기 데이터가 좋아지고 있지만 확연하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빨리 회복되기는 어렵다. 반면 이머징시장은 성장세가 크기 때문에 이 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올 것이다.

언제 들어올 것이냐는 문제는 우선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 인도, 브라질을 비롯해 우리나라도 정상적인 통화정책을 밟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가가 더 오르면 우려가 된다. 유가 상승은 생산자 물가를 끌어올리는데 현재 정책상으로 이 부담이 소비자 물가로 바로 전이되지 못하고 있다. 즉 국가적으로는 물가가 안정돼 좋은데 기업실적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Q. 외국인의 움직임은 개인투자자와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A. 특별한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당시 시장을 보는 시각이 달라서 그런 차이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국인은 개인이 오는 것이 아니라 프로에게 돈을 맡겨 투자하는 것이다. 그런데 프로와 개인은 정보의 적시성이나 양적인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요즘은 많이 희석되기 했지만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오는 괴리감이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Q. 외국인의 종목선택 기준에 특별한 것이 있는가?

A. 각 기관마다 시장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갖고 투자한다는 점이다. 이벤트성 재료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세계적 기술력, 비즈니스 이해력 등 기업을 보고 투자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그린테마가 세계적으로 떴지만, 아직 그린테마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군은 없다. 그렇다고 그린테마가 있는 기업에 투자를 안 한다는 것은 아니다. OCI 같은 기업은 풍력관련주로 각광을 받았고 우리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지 그린테마로 투자한 것은 아니다.

Q. 선진국지수 편입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의 한국 투자가 달라질 수 있는가?

A. 우리나라 선진국지수에 포함되면 이머징지수의 자금은 빠져나갈 것이고, 선진국지수 자금을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자금규모가 어떻게 변동될 것인지는 파악하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주요 이머징시장의 국가다. 따라서 지수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그러나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거기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을 것이다. 절대적 자금이 어디가 더 많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선진국투자 펀드들이 점진적으로 우리나라 비중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득이 되면 됐지 부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