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재테크 AS/ 펀드
고액자산가 K씨는 몇년 전부터 금융자산 중 무려 50억원이 넘는 돈을 펀드에만 투자하고 있다. K씨는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지만 주식 직접투자에는 어려움을 느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만 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수익률은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한두푼도 아닌 무려 4억원이 넘는 돈을 잃고 있으니 보유하고 있는 펀드를 이대로 둘 수만은 없는 노릇.
믿고 가입했던 펀드가 손실만 보고 있다면 적당한 선에서 다른 펀드로 과감히 갈아타는 것이 좋다. 펀드 자체뿐 아니라 전체적인 포트폴리오가 잘못 구성된 경우도 종종 있는데 K씨는 이 두가지 모두 해당되는 셈이다.
증권사 PB와 펀드애널리스트들에게 K씨의 펀드 A/S를 부탁했다. K씨의 사례를 통해 펀드 선별 및 포트폴리오 구성, 그리고 펀드 A/S의 기본 원칙들을 알아보자.
◆포트폴리오의 나쁜 예 '쏠림 현상'
배상욱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차장과 함께 K씨의 펀드 포트폴리오를 분석, 평가해봤다. K씨가 투자하고 있는 펀드는 총 9개로 국내주식형 3개, 해외주식형 4개, 구조화 2개 등이다.
국내펀드는 '삼성 코리아대표1'(투자금액 2억9700만원) '삼성 코리아셀렉트1'(2억9700만원)' '피델리티 코리아주식'(4000만원)으로 각각 수익률은 12.84%, 12.01%, 37.04%다.
하지만 해외펀드의 성과는 부진하다. 'PCA 차이나드래곤H'(7100만원) '피델리티 차이나주식E'(2억원) '슈로더 다이나믹아시아주식C'(25억원) '피델리티 아시아주식E'(10억5000만원)가 K씨가 투자 중인 해외펀드로 수익률은 각각 2.87%, -29.48%, -15.72%, -2.3%다.
'신한 BDI사모펀드'(6억9300만원) '신한 한중스텝다운3'(9900만원) 두개의 구조화상품 역시 -8.33%와 6.26%의 수익률로 저조하다. 전체 수익률은 -8.33%이며, 52억4700만원을 투자해 현재 48억600만원으로 줄었다.
K씨의 주식형펀드 비중은 약 85%이고, 이중 해외주식형펀드가 7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배 차장은 "구조화상품을 제외하고 보면 현재 자산배분안은 기대수익률 11.01%, 변동성 위험 23.72%의 배분안"이라며 "5개 표준성향 중 공격투자형보다 높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 구간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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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해외주식자산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시아펀드가 94%, 중국본토펀드 4%, 중국H주 펀드 2%"라며 "실제 투자하고 있는 국가별 비중을 따지면 홍콩 25%, 중국 19%, 대만 14%, 싱가포르 6%로 중화권 증시가 약 64% 비중"이라고 분석했다.

◆포트폴리오의 좋은 예 '분산효과'
K씨가 펀드투자에서 범한 가장 큰 실수는 분산효과를 높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유나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국내주식 34.8%, 해외 선진주식 12.3%, 해외이머징주식 10.1%, 채권 18.0%, 대안상품(원자재, 구조화상품 포함) 16.8%의 자산배분을 제시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펀드 가입 시 전체 포트폴리오 내 국가별, 자산별 비중을 참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K씨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은 아시아시장 투자에서 해외 선진시장으로 펀드 교체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중이 과다한 아시아시장 두펀드에 대해서는 일부 비중 조절이 필요하다"며 "구조화 상품 역시 이머징시장지수와 관련된 상품으로 향후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구조화상품은 중도 환매 시 수수료가 높으므로 비용적인 측면까지 고려하는 것이 좋다.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 역시 중국 비중을 줄일 것을 당부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대략 국내주식형 50%, 해외주식형 20%, 원자재 10%, 해외채권 10%, 구조화 10%의 비중을 권한다"며 "특히 '슈로더 다이나믹아시아주식'을 환매해 가치형펀드로 옮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주식형의 비중이 너무 낮으므로 45~55%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 또 3개의 국내펀드가 같은 스타일이므로 하나로 통일해도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내중소형펀드 내지 가치형펀드도 일정 부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킬 것을 권했다. 그는 "'슈로더 다이나믹아시아주식'을 러시아나 원자재 펀드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며 "대체에너지펀드 등 색깔이 전혀 다른 펀드도 포함시켜 분산효과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펀드를 펀드로만 리밸런싱하란 법은 없다. 펀드에 한계를 느꼈거나 재테크를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전혀 새로운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에 대해 배상욱 차장은 랩과 ELS 등을 활용한 펀드A/S 전략을 추천했다.
배 차장이 K씨에게 권하는 포트폴리오는 펀드에 있는 모든 자산을 '삼성 골든랩 국내주식' 40%, '삼성 골든랩 중국(미국)주식' 20%, '얼리버드 ELS'와 '양방향 ELS' 30%, 재간접 헤지펀드 10% 등으로 배분하는 식이다.
최고의 A/S는 '펀드 모니터링'의 생활화
수년이 지난 뒤 일시적으로 펀드 리밸런싱을 하는 게 최선은 아니다. 펀드전문가들은 일정 기간마다 꾸준히 자신의 펀드를 점검하고 상황에 따라 펀드 교체 및 비중 조절을 하는 게 진정한 펀드AS라고 조언한다.
최상길 제로인 평가본부장은 포트폴리오는 1개월 단위, 수익률은 3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그는 모니터링의 분야를 크게 ▲수익률 모니터링 ▲보유종목 모니터링 ▲회전율 및 설정액 모니터링 ▲펀드매니저 및 운용사 모니터링 등 네가지로 구분했다.
수익률 모니터링은 절대수익률을 보는 게 아니라 펀드가 표방하는 벤치마크지수와 비교해야 한다. 최 본부장은 "벤치마크 대비 성과 비교는 펀드가 당초 취지대로 운용되는지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척도"라고 설명했다.
보유종목 모니터링은 펀드가 당초 투자 목적대로 운용되는지 감시하기 위한 것이다. 단, 보유종목의 좋고 나쁨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업종별 비중이나 스타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의미한다.
회전율은 3개월마다 투자자들에게 발송되는 자산운용보고서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최 본부장은 "업계 평균 회전율은 연 150~200%이고, 가치주펀드라면 연 100% 미만이어야 한다"며 "예컨대 가치주펀드를 표방했음에도 회전율이 연 250%를 넘는다면 해당 펀드를 교체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설정액과 관련해선 계속 늘어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다만 설정된 지 오래됐거나 규모가 1조원을 넘어 판매가 중단된 경우에는 감소 속도를 따지면 되는데, 설정액 감소 허용 폭을 미리 정해두는 식이다.
최 본부장은 "자산운용협회 사이버 공시 등을 통해 매니저와 운용사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모니터링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