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인도 코끼리와 티카

버핏의 인도 코끼리와 티카

송선옥 기자
2011.03.23 15:41

이해하기 쉬운것 투자 선호… "인도성장 車판매 늘것" 보험업 진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2일(현지시간) 인도 방갈로르 대구텍 공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버핏 회장은 이마에 힌두교에서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티카(tikka)를 찍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2일(현지시간) 인도 방갈로르 대구텍 공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버핏 회장은 이마에 힌두교에서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티카(tikka)를 찍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워런 버핏이 투자인생 60년만에 처음으로 인도를 찾았다. 인도가 신흥시장으로서 주목받은 것에 비해서는 늦은 방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가치투자의 대가인 그가 인도를 안전한 투자처로 파악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더군다나 버크셔가 올해 80억달러의 총알을 마련하고 대형 인수합병(M&A), ‘코끼리 사냥’을 노리고 있어 '인도' 코끼리가 사냥 대상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버크셔 투자의 85~95%가 미국 기업에 집중돼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제는 신흥시장에 눈길을 줄 때가 됐다는 분석도 한몫했다.

◇인도 코끼리 사냥?

인도에 도착한 버핏의 일성도 “돈을 좀 쓰겠다”였다. 지난해 9월 중국에 갔던 사실을 의식, 앞서 “인도보다 중국에 먼저 갔지만 어디에 투자할지는 모르는 일 아니겠소”라는 말도 덧붙였다.

버핏이 인도에서 첫삽을 뜬 사업은 뜻밖에도 보험이다. 인도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 차를 가진 사람이 늘어나 보험업 또한 호황을 맞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실제 1월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26% 증가하면서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버핏은 600억달러 규모의 인도 정보통신(IT) 사업이나 반도체 사업에 투자를 하는 게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청량음료나 껌 산업 같은 것들이 내가 이해하기에 훨씬 쉽다”며 “인도에도 많은 투자처가 있다”라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버크셔의 최대 투자처 중 한 곳이며 2008년에는 껌 제조업체 리글리를 인수했다.

언제나처럼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인도나 중국이 번영하면 할수록 미국도 번영할 것”이라면서 일본 지진에 대해서는 “분명 일본에게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세계 경제의 성장을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내부에서는 외국인의 투자지분 26% 제한 규제로 보험업 진출에 애를 먹었던 버핏이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의 면담에서 어떤 얘기를 나눌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핏은 기자들에게 앞으로도 더 자주 인도방문을 원한다면서도 인도 정부가 보험업의 해외 투자를 방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빌 게이츠가 인도 오는 이유

사실 버핏이 인도를 방문한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인도 슈퍼부자들에게 기부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버핏은 오는 24일 절친인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을 인도에서 만나 함께 슈퍼부자들의 기부를 독려할 예정이다. 이 둘은 지난 9월에도 중국에서 부자들을 만나 기부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버핏과 게이츠가 이렇게 중국과 인도에서 기부 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극심한 빈부격차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슈퍼부자 탄생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포스브 발표에서 보듯 중국과 인도의 억만장자는 각각 115명, 55명으로 전체의 14%를 차지한다. 특히 지난 9월 냉담했던 중국 부자의 반응을 고려할 때 인도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 지가 관심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도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인 와이프로의 아짐 프레므지 회장을 만날 예정이다.

버핏은 인도 출신인 버크셔 재보험 부문 수장 아짓 자인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버핏은 "그가 원할 경우 버크셔 이사회는 아마도 그를 CEO 자리에 즉시 지명할 것"이라며 “그를 형제나 아들처럼 여긴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버핏은 힌두교에서 소원성취를 기원한다는 티카(tikka)를 이마에 찍고 나왔다. 투자와 기부라는 그의 소원이 인도에서 실현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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