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공격적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려면 선제적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하고 현금을 확보해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두산그룹이 지난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일부 계열사의 지분매각과 사업부 합병을 결정한 데 대한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구조조정의 고삐를 조이고 신규투자를 위한 현금확보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두산(1,596,000원 ▲24,000 +1.53%)만이 아니다. 지난주까지 진행된 기업들의 주주총회 결과를 보면 신성장동력사업 추진과 과감한 투자를 위한 재원확보 등에 대한 국내기업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OCI(368,000원 ▼3,500 -0.94%)는 지난 18일 정기주총에서 전환사채(CB) 발행한도를 3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태양광 소재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OCI가 공격적인 투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태양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대폭 앞당겨질 것에 대비해 설비 증설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금호전기는 태양전지에 쓰이는 사파이어잉곳과 웨이퍼사업을 정관에 포함했고 현대종합상사는 탄소배출권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녹색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글로벌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기업들의 적극적인 행보는 고무적이다.
지난해 이맘때쯤 이건희 삼성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영환경을 두고 "지금이 진짜 위기"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히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회장이 강조한 위기가 이번 대지진처럼 불가항력적인 사태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위기에 대처하는 기업의 자세는 본질적으로 같다고 본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진짜 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보다 한발 앞선 투자와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국내 기업들이 일본 대지진 사태로 위축되기보다 오히려 과감하고 신속하게 움직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