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들의 먹을거리 안전을 위한 `신호등 표시제'가 본격 시행된 지 한 달 반이 지났다. 하지만 이 제도를 적용하는 식품 업체들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때문에 해당 관할 부처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신호등 표시제란 어린이용 먹을거리 제품 앞면에 과잉 섭취에 대한 우려가 높은 나트륨·당류·(포화)지방 등의 함량에 따라 `녹색(낮음)·황색(보통)·적색(높음)' 표시를 하도록 해 올바른 영양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신호등표시제는 업체 자율적으로 시행하기로 돼있었다.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정부는 시행 이후 3개월 이후면 해당 품목의 20% 정도는 이 제도를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결과는 `혹시나'에서 `역시나'로 갔다.
식품 업계는 이런 제도가 있었냐는 것처럼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만일 `빨간색'으로 낙인 찍힐 경우 위해식품으로 분류돼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신호등 표시제 시행을 기다려왔던 부모들은 불만이다. 2년간의 법 개정 추진 끝에 시행이 돼 기다려 왔지만 어디에서도 `신호등'을 찾아볼 수 없다. 일각에선 "가격 인상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서는 업체들이 정작 식품 안전에 대해선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꼬집고 있다.
결국 정부가 너무 소극적인 법 개정 추진으로 이같이 `맹탕' 정책이 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의 불참이 예상됐다면 강제 조항으로 추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현재도 국회나 시민단체에선 강제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2년 뒤에나 강제화 개정이 가능하다.
정부는 마지못해 최근 직접 식품 업계와 만나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센티브를 줘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것인데, 건강친화기업으로 지정 될 경우 일정기간동안 출입돚검사 및 경미한 위반사항을 면제 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런 인센티브가 나오기 전에 식품업계가 먼저 자발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일 순 없을까. 식품 안전에 자신 있다고 평소 홍보하던 기업들이 신호등 표시제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이유가 궁금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