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 9개 병원에 3800여 개 병상. 189명의 의사와 1000여 명의 간호사가 근무하는 곳. 지난해 4월28일 근로복지공단과 통합한 산재의료원 현황이다. 민간 대형 병원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시설이지만, 산재의료원은 그동안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산재환자를 위한 직영 병원이라는 설립 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근로복지공단과 통합한지 1년. 산재 환자에 대한 요양관리와 직업병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의료 재활과 직업 재활의 연계로 산재 근로자들이 신속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성과에는 지난해 7월 부임한 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의 공이 컸다. 경영 효율화와 병원 운영시스템 개선을 통해 비핵심분야 인력을 감축하고, 진료 성과급제도를 개선하는 등 성과위주 운영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산재 환자에게 질 높은 서비스 제공과 산재보험기금 건전화를 위한 정책 개발이 결실을 맺고 있다. 서울 영등포동 공단 본사에서 신 이사장을 만나 1주년을 맞은 통합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 근로복지공단과 산재의료원이 통합한 지 1년이 됐습니다.
▶ 그동안 산재의료 서비스는 요양과 재활이 분리돼 산재 환자들의 직업 복귀가 늦어졌던 게 사실입니다. 재활 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직업 복귀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요양 단계부터 직업 재활과 연계하는 서비스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공단과 의료원에서 따로 운영했던 재활 서비스를 결합해 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의료재활과 직업재활이 결합된 재활서비스를 제공해 산재 근로자의 직업 복귀를 촉진할 수 있도록 선진국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 통합 시너지를 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 환자들이 병원을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습니다. 민간 병원과 차별화될 수 있는 의료 재활전문 서비스가 핵심입니다.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해 의료재활과 직업재활의 연계로 산재 근로자들을 신속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죠. 현재 60%수준인 복귀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올 초 핵심 업무 위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요양과 재활, 직업복귀 등 산재 환자에 대한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상부와 재활지원부를 재활보상부로 합쳤습니다. 앞으로 산재보험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향상할 방침입니다. 산재 근로자의 신속한 사회 복귀에 최종 목표를 두고 환자의 특성, 재해정도, 장해 등을 종합적으로 유형화해 공단이 책임져야 하는 밀착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 산재장애인들을 위해서 사회적 기업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 산재 장애인의 재취업과 연계해 사회적 기업을 활용하는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어요. 산재 장애인의 사회적 기업 설립을 지원하는 방법이나 공단의 각종 사업 위·수탁 또는 물품 구매 시 우선 지원하는 운영지원 방법이 있죠. 산재근로자의 심리재활 프로그램 위탁 운영 시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은 기관이 우선 선정될 수 있도록 부여할 계획입니다. 공단의 재활공학 연구소를 활용한 재활공학 서비스 전문 사회적 기업을 선정해 전문 인력 양성과 기술지원, 연구소 상용화 제품과 부품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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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재보험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고 하셨습니다.
▶ 사실 지난 45년간 산재보험은 현금 보상 위주의 손실 보상에 머물러 있어 이를 개혁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산재 근로자 스스로 자립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재활 위주의 보험 서비스로 전환할 겁니다. 산재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얘기죠. 요양 단계부터 직업 복귀까지 전담자를 정해 개인별 수요에 맞는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질 높은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케이스 매니저 등 전문가를 육성할 방침입니다.
- 케이스 매니저가 뭔가요.
▶ 케이스 매니저란 고객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직원을 말합니다. 이들 전문 직원이 산재 근로자에게 공단의 요양 승인단계부터 직업복귀 시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직장 복귀가 불투명한 산재 근로자를 집중 서비스 제공 대상자로 선정해 직업 및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복합적 서비스입니다. 산재 환자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 이름이 생소합니다.
▶ 그렇지 않아도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이름을 바꾸려고 합니다. 케이스 매니저는 사회복지 영역에서 많이 쓰는 용어입니다. 미국에서 많이 씁니다. 산재 환자처럼 집에서 장기간 요양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려움 없도록 하자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직업을 다시 갖도록 하는 것이니까 '잡 코디네이터(Job Coordinator)'로 하는 것도 좋은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에 대한 개선 요구가 많습니다.
▶ 2008년 7월1일 분야별 전문가 회의와 노사정 합의를 통해 현행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법 개정에 따라 업무 수행성만 있는 뇌출혈 등 일부 질병에 대한 인정 기준이 빠져 개선 요구가 많았죠. 즉 산재로 인정해주는 기준이 까다롭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공단은 지난해 3월부터 제도 개선을 위해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노사정 간담회를 통해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 어느 정도 까다롭나요.
▶ 가장 이슈가 된 게 '뇌심혈관계질환'과 관련한 겁니다. 뇌출혈과 같은 건 지병이 있는 경우도 있어 인정 기준이 모호합니다. 불승인률도 해마다 상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만성과로의 판단 기준이 되는 근로 시간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선할 방침입니다. 그러면 기준이 넓어지게 됩니다. 직업성 암과 관련해선 고용노동부에서 연구 용역을 준 '발암물질 및 상병에 대한 인정범위 확대'의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구체적인 논의 체계 구성 및 운영방향에 대해서는 노사정 간담회를 통해 진행할 예정입니다.

- 일각에선 산재를 인정받기 힘들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 산재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인식은 자칫 근로자들의 오해를 불러 정당한 권리행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전체 산재 승인율은 88.8%입니다. 산재 신청 건 중 사고성재해가 86%이고, 업무상 질병은 14%입니다. 이 중 사고성재해의 산재 승인율은 94.7%, 업무상 질병은 51.5%로 대부분 근로자의 산재 승인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업무상 질병의 경우 발병 원인이 다양하고 기존 질환 여부 등을 검토해야 하고, 의학적 전문가 소견이 필요해 다소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산업재해 보상 보험법에 따라 이의신청은 누구나 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 공단은 근로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사업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대기업과 복지 격차가 심해지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사기 증대와 우수한 신규 인력의 유입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국가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진기업 복지제도 사업을 활성화할 방침입니다. 선진기업 복지제도는 안정된 노후와 연금 수급권을 보장하는 퇴직연금제도, 근로자의 재산형성과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우리사주, 근로자의 선택권과 자율을 보장하는 선택적 복지, 근로자의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근로자지원프로그램, 종업원 복지비용의 근간이 되는 사내근로자복지기금 등 5가지로 구성됐습니다.
- 퇴직연금 사업은 민간 사업자와 차별성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4인 이하 사업장의 낮은 수익성으로 민간시장의 적극적인 서비스 공급이 기대하기 어려워 우리 공단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특성을 살려 최저 수수료로 사업주와 근로자의 부담을 최소화했습니다. 개인퇴직계좌 기준으로 퇴직연금 사업자의 경우 적립액의 0.6∼1.2%의 수수료, 공단의 경우 0.6%이하로 정했습니다.
또 영세사업장 사업주의 업무 부담 해소를 위해 퇴직연금 도입절차와 서류를 간소화했습니다. 아울러 우리 공단에서 제공하는 각종 복지서비스 체계와 연계하는 등 안정화를 공고히 했습니다. 이밖에 그동안 쌓아온 산재 고용보험 운영 노하우 및 신뢰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퇴직연금 가입의무화, 자영업자 임의가입 허용, 기금형 운영방식 도입 등 퇴직연금의 제도적 발전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 올해 공단에서 새롭게 시행되는 사업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 그동안 정부 간 중복되는 복지사업을 재정리하고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올해부터 근로자학자금 대부사업을 우리 공단에서 전담 수행하게 돼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게 됐습니다. 지난해까지 융자대상 결정기관인 한국산업안전공단과 신용보증지원 결정기관인 우리 공단이 이원화돼 있었습니다. 앞으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사업운영의 효율성과 고객편의를 증대시켜 나가도록 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