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락앤락 베트남 법인은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권의 본부로서 3년 내에 중국 매출의 절반 수준까지 규모가 확대될 겁니다."
락앤락김준일 회장(59·사진)이 베트남 생산·물류 기지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중국 위주로 편중됐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해 '2020년 매출 10조원' 목표 달성에 더 다가서겠다는 포석이다.
김 회장은 지난 2일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한 현지법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부터는 한국·중국 공장의 경우 수출을 하지 않는 내수 기반의 공급기지로 운영하고, 대신 베트남을 생산 허브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더 이상 생산 기지로서의 메리트를 갖고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은 "베트남은 인건비와 전기 등 에너지 비용이 중국의 절반 정도로 저렴하다"며 "게다가 10년동안 법인세 혜택이 있어 기업에 매우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생산·물류 기지는 전 세계를 6개 지역(한국·중국·동남아·미주·유럽·중동)으로 나눠 각각의 독립법인으로 운영하는 '글로벌 블록화 경영' 전략에서 초석을 다지는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베트남 내수시장의 성장에도 관심을 크다고 밝혔다. 최근 베트남에서 락앤락은 밀폐용기 브랜드가 아닌 '명품 주방생활용품' 브랜드로 알려지며 현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현재 23개 직영점과 특판(B2B) 위주로 판매되고 있는데 '락앤락 플러스'로 브랜드 개념을 확장해 2년 뒤 쯤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까지 락앤락이 베트남에 투자하는 규모는 총 1억 달러가 넘는다. 이를 통해 유리공장과 사출공장·물류기지를 호찌민 인근에 대거 지을 예정인데, 이는 생산부지 면적 기준으로 볼 때 중국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자금 조달을 위해 그동안 유지해 온 '무차입 경영' 방침도 철회했을 정도다.
다만 당초 고려됐던 홍콩 증시 상장 추진 계획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신규 사업의 방향과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장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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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판 P&G(프록터앤갬블)'가 되겠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주방용품 카테고리의 전문성을 가진 기업으로 세계 80개국 이상에서 직접 영업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더 나아가 남미와 동유럽 등 이머징 마켓을 위주로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도 밀폐용기업체 이미지에서 '프리미엄급' 종합생활용품업체로 탈바꿈 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새 사업으로 여행용품 브랜드인 '트래블존'(Travel zone)' 론칭 계획도 갖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국내외 사업을 위해 3년 안에 300명에 가까운 연구개발(R&D) 인력을 대거 확보하고, 주방용품 등 전략적으로 확충할 부문에 대해선 인수합병(M&A)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이더라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이겨낸다면 어떤 대기업이 진출하더라도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