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배 들긴 이르다" CJ '승자의 저주' 우려

"축배 들긴 이르다" CJ '승자의 저주' 우려

장시복 기자
2011.06.28 16:43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다윗' CJ그룹이 2조원 이상의 거액을 베팅해 '골리앗'(포스코-삼성 컨소시엄)에 승리를 거뒀지만, 아직 축배를 들기엔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J는 포스코 컨소시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달리는 데다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대규모 인수합병(M&A) 후 재무구조 악화에 시달리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우려다.

28일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CJ는 자회사인 CJ GLS와 연계해 국내 대표 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포스코 컨소시엄이 본입찰에서 주당 19만원을 제시한데 반해 CJ는 훨씬 높은 주당 20만5000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의 대한통운 인수 주체는 CJ제일제당과 CJ GLS 2개 계열사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18.98%)과 대우건설 보유 지분(18.62%) 등 총 37.6%(857만7441주) 외에 재무적 투자자가 보유한 지분 9.6%도 함께 인수하는 조건이다. 이 방식이라면 CJ그룹의 인수자금은 2조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사실 그동안 업계에선 포스코 컨소시엄의 우위를 점쳐왔다. 포스코의 경우 2조5000억원(3월말 기준)의 현금성 자산만으로도 인수가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CJ는 당초 시장의 예상가(주당 17만원선)보다 과감하게 베팅해 대한통운을 차지했다. 업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다. CJ가 의욕이 앞선 무리한 베팅을 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그동안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하는 기업이 오히려 재무 상태 악화로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을 지속적으로 내놓은 바 있다. 실제 이날 지주회사인 CJ 주가는 전날보다 9.88% 하락한 7만3000원을 기록했고, 대한통운은 하한제한폭까지 떨어진 11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에서 나타난 시장의 우려처럼 CJ그룹 앞에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다. 시장 예상가 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베팅을 한데다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어서다. 인수에 참여할 주력 계열사 CJ제일제당은 삼성생명 지분 매각 대금과 보유 현금을 통해 대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현실적으로 삼성생명 지분을 모두 팔긴 어렵고 또 다른 참여계열사인 CJ GLS는 상당 부분 증자 및 차입에 의존해야 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한통운 노조의 강한 반발도 골칫거리다. CJ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CJ GLS와 통합된다면 물량 배분 갈등이나 인적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어서다. 포스코를 구체적으로 꼽으며 인수 상대자로 적합하다고 밝혀온 대한통운 노조는 CJ의 인수에 총력 투쟁을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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