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면, 석달안에 승부 난다"

"꼬꼬면, 석달안에 승부 난다"

원종태 기자
2011.08.02 12:01

[인터뷰]꼬꼬면 상품화 주역 한국야쿠르트 최용민 차장

1948년 일본 '닛신식품'의 안도 모모후쿠 회장이 집 마당 창고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라면은 다름 아닌 '치킨라면'이었다. 1963년 국내 최초 출시된 라면도 치킨라면이었다. 하지만 닭 육수로 맛을 낸 맑은 국물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른바 쇠고기 육수와 고추가루를 기본 재료로 한 얼큰한 빨간 국물이 라면의 대세를 차지했다. 이후 '라면=빨간 국물' 공식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자격-라면 경연편'에서 방송인 이경규 씨는 이 상식을 뒤집었다. 원조 라면처럼 닭 육수를 베이스로 깔아 맛을 낸 이른바 '꼬꼬면'으로 시청자들의 입맛을 다시게 했다. 그로부터 4개월이 흐른 지난달 26일 한국야쿠르트는 꼬꼬면을 정식 상품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꼬꼬면 출시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이경규 씨다.

이 씨가 꼬꼬면을 만들었다면 상품 가치를 단번에 알아챈 인물도 있다. 당시 요리 경연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한국야쿠르트 F&B사업부 최용민 차장(사진)이다. 그는 꼬꼬면의 가치를 꿰뚫은 꼬꼬면 탄생의 실질적인 주역이다.

1996년 3월 한국야쿠르트에 입사한 최 차장은 연구소와 생산공장, 품질관리팀 등을 거쳐 2006년부터 F&B사업부에서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라면 신제품 개발. 1년 평균 10종의 라면 신제품이 그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최 차장은 기획-연구개발-생산-영업-광고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라면 탄생의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그의 입사 이후 이력도 신제품 개발에 가장 필요한 업무를 선행 학습한 셈이다.

그는 라면 개발은 늘 아이디어에 목마르고, 소비자 반응에 타들어간다고 밝혔다. 최 차장은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막국수, 쌀국수, 우동, 짜장면, 파스타 등 국수 요리 맛집은 안 가본 데가 없다"며 "스테이크, 부대찌개, 바닷가재 등 라면과 잘 어울리는 음식점도 닥치는 대로 다닌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면은 소비자 반응이 싸늘하면 개발기간보다 더 빨리 사라진다. 그래서 최 차장이 신제품 개발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바로 '독자적인 맛'이다. 만약 독자적인 맛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아무도 기억 못하는 라면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는 "IMF 경제위기 당시 초기 100억원이 넘는 광고비를 쏟아 부은 신제품 라면이 단 3년도 안 돼 소비자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며 "쇼킹면이나 핫라면 같은 라면을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한국야쿠르트가 후발 주자로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이나 유명 외식업체와 연계해 라면 신제품을 만드는 것도 이 같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꼬꼬면 흥행 성적은 어떨까. 그는 앞으로 3개월이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차장은 "방송에 나오면서 꼬꼬면은 출시 전부터 네티즌에게 회자되는 축복받은 상품"이라며 "그러나 소비자 입맛은 워낙 냉정하기 때문에 앞으로 석 달 판매량에 꼬꼬면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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