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전경련 창립 50주년에 바란다

[광화문]전경련 창립 50주년에 바란다

오동희 기자
2011.08.16 09:52

국민들은 전경련이라는 재계 대표단체에 대해 두 가지 시선을 갖고 있다. 아시아의 빈민국에서 세계에 우뚝 선 신흥강국을 이끈 재계의 대표라는 이미지와 함께 '국민과는 거리가 먼' 그들만의 단체'라는 이중적 시선이다.

그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6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지난 1961년 삼성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회장과 13명의 경제인이 설립한 '한국경제협의회'를 뿌리로 해 성장해온 전경련은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계의 중심축으로써 영욕의 역사를 보냈다.

1961년 8월 임의단체로 출발해 1968년 3월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한 사단법인체로발족된 전경련은 국내 최대의 경제단체로 경제인의 자주역량을 굳건히 하고, 경제정책 및 행정, 제 법규 개선에 공정한 의견을 개진하는 임무를 맡아왔다.

또 국제경제기구 및 외국경제단체와 긴밀한 연계를 통해 민간경제외교를 전개하고, 과학기술을 진흥하는 한편, 산학협동의 구현에 기여하고, 사회 각계와의 유대를 강화해 기업의 사회성을 창달하는데 노력하겠다는 게 전경련의 설립 목적이다.

전경련은 산업화 사회에서는 정부와 보조를 맞춰 빈민국인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키는 기업의 창구로서 그 역할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고 이병철 회장에 이어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고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등 재계의 거목들이 한국 경제계의 대표선수로서 전경련 회장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경제계의 맏형으로서 전경련은 정부의 정책 입안과정에서 재계의 입장을 대변했을 뿐만 아니라,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는데 기여했고, 여수세계박람회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 국가적 행사를 유치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해 국민 통합의 첨병 역할도 해왔다.

그동안 전경련을 포함해 기업인들은 기업의 활동이 단순히 한 개인의 경영활동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겪은 서러움을 극복하는 독립운동과도 같은 심정을 담아 풀어왔다. 사업보국과, 국가와 민족의 발전 등 가난을 벗기 위한 핵심 '아젠다'를 설정해 국가와 국민의 발전에도 기여해왔다.

이들 노력의 결과로 미국 등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세계 경제규모 12위권의 대한민국으로 성장하는 기초를 닦기도 했다. 메모리반도체, 조선, 철강, 자동차, 정유 분야 등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일궈내 다른 나라를 원조해주는 국가로 성장하는데 기업의 역할이 지대했고, 전경련은 그 때마다 자신들의 위치에서 기업의 목소리를 담아 정부와 조율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역할을 해왔다.

전경련이 기업과 정부, 국민을 연결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셈이다. 또 한국적 정치 프레임 내에서 정치권에 굴복해 정치자금 등으로 대기업 총수들이 하나둘 검찰에 소환되고 처벌받는 등 '정경유착'이라는 아픈 역사도 안고 있지만, 이를 끊으려는 노력도 없지 않았다.

전경련은 재계 대표선수로서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 개선에 노력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더 자주 전경련 내부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들이 들린다. 재계의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고 먹칠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전경련발로 들리고 있다.

지난달 11일 10여 개 그룹 임원들을 불러, 정치권 로비를 하자는 '발칙한' 아이디어를 낸다든지, 수해 중에 상근 부회장 부부가 민심을 외면한 채 '수해골프'를 친다든지 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경련은 이제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국민은 하늘이고, 국민의 뜻을 받는 것이 전경련의 길이다. 회장을 맡은 지 6개월이 지난 허창수 회장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사랑받는 재계를 만들기 위해 전경련 창립 50주년을 맞아 어떤 변화의 칼을 빼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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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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