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가 유럽판 금융위기로 비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일부 유럽계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등 이상 징후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초래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에서 재연될지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유로존 재정위기가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새로운 위협이 단기자금시장을 압박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유럽계 은행의 달러화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유럽계 은행들이 거래와 대출을 위한 현금 조달을 단기 자금 시장에 의존하고 있지만, 유럽 남부 재정위기 국가에 대출이 많은 은행들의 안정성 우려로, 단기자금 대출이 꺼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스위스 갑작스런 통화스왑..익명의 유럽 은행은 ECB에서 대출
유럽 은행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나온다.
우선 스위스중앙은행(SNB)이 미국 연준과의 통화스왑을 통해 2억달러를 조달했다는 점은 그 중 하나이다. SNB가 통화스왑을 통해 실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작년 10월 스왑라인을 다시 연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또 하루 전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유로존의 한 은행이 유럽중앙은행(ECB)로부터 5억달러를 1주일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은행이 ECB로부터 이러한 자금을 차입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한 시장 참여자는 로이터에서 "유럽계 은행에 대한 자금줄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지만, (단기 자금시장에서는) 은행에 1주일 이상 대출하는 것을 대부분 꺼리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마이크 린 TC 증권 펀딩 디렉터는 "많은 유동성이 은행 간 단기 자금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지저하고 "단기자금을 빌려준 투자자 대부분이 지금 상황을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 美 금융당국, 은행 점검설도 '이상 징후'로 받아들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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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당국이 미국 내 유럽계 은행 지점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유럽판 금융위기에 대한 이상 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월스트리저널(WSJ)은 전날 뉴욕 연방은행과 미국 재무부가 유럽 대형은행의 미국 사업부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윌리엄 더들이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연준은 늘 은행들을 점검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 은행을 동일하게 대우한다며 '특별 점검'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더들리의 해명은 미국 금융당국이 유럽계 은행의 미국 사업부뿐만 아니라 유럽에 익스포저가 있는 미국과 외국계 은행 모두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대 해석되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모든 종류의 리스크 검토를 압박하고 있고, 특히 거래상대방(유럽은행)과의 익스포저 뿐만 아니라 은행들이 위험한 곳과의 자금거래를 1~2단계 더 깊숙이 점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과 재무부에 정통한 관계자는 로이터에서 미국 금융당국의 이 같은 조치가 (시장의 불안감을 조성해) 은행들에게 예상치 못한 자금조달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일부 유럽은행 차이비용 상승..아직은 은행위기와 거리 멀어
일부 유럽계 은행들의 단기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은 유럽계 은행들의 유동성에는 심각한 문제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예컨대 프랑스 은행은 목요일 환매채 시장에서 미국 은행들과 같은 수준인 0.05%의 금리로 오버나이트 론을 빌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날 3개월물 달러화 표시 리보(영국 은행 간 차입 금리)가 2.9778%로 고시된 가운데, 영국 바클레이즈와 로얄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가 3개월 만기 달러화 자금을 리보 보다 높은 0.3400%에 조달했지만, BNP 파비라는 오히려 고시 금리보다 낮은 0.29500%에 자금을 마련했다.
이 같은 데이터는 일부 은행의 단기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있지만, 유럽계 은행들은 아직은 필요한 만큼 단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유럽 은행들은 이미 장기 달러화 자금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BNP 파리바의 폴 프레신자노 트레이딩 헤드는 "유럽 은행 대부분은 올해 달러화 자금 조달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조 디안젤로 푸르덴셜 픽스드 인컴 매니징 디렉터는 "유로존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분명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것이 '경고'로 받아들일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