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제한에 눈물짓는 서민들

대출 제한에 눈물짓는 서민들

문혜원 기자
2011.09.27 09:36

[머니위크 커버]내몰리는 서민경제/2금융·사금융으로… 서민금고조차 ‘꺾기’ 다반사

빚지지 않고 살아가는게 가장 좋다. 하지만 출구없는 대출 옥죄기는 서민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만 만들었다. 특히 물가, 공공요금 등이 크게 올라 월급 생활자의 가처분소득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생계형 대출이 빈번하던 때였다. 지난 8월 갑작스럽게 진행된 시중은행의 대출규제는 아무런 대비가 없던 서민들에게는 더욱 가혹하게 작용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는 하지 않겠다. 금융회사의 대출 증가 한도를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8월 말 당국과 은행의 합작으로 이뤄진 대출 제한은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서민금융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출 제약했더니 마이너스 대출 늘어

은행의 주요 수익원은 대출영업으로 인한 이자다. 대출 영업을 많이 해야 은행의 수익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던 은행이 지난 8월 가게 대출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의 대출총량 규제에 대처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지난 1999∼2010년 연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이 13.0%로 경상 GDP 증가율(7.3%)을 상회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했다. 시중은행은 이를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 억제선으로 인식, GDP 증가율을 12개월로 나눠 월평균 증가율이 0.6%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8월 들어 이미 0.6%에 근접했거나 이미 초과한 은행들은 18일부터 이달 말까지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억제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율이 8월 들어 이미 0.6%에 근접했거나 이미 초과한 은행들은 18일부터 8월 말까지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억제하기로 했다. 농협, 신한, 우리,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은 대출을 급격히 제한했고 대출 심사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가계대출의 주를 이루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은 불가능했고 비거치식 분할상환 형태의 주택담보대출만 가능했다. 또 일시 만기상환은 극히 제한됐으며 신용대출은 일부 전문직·공무원 등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농협 관계자는 "8월에 대출량이 급격히 증가해 8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대출을 제한했다"며 "금융당국의 규제도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억제한 대출은 결국 다른 곳에서 터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9000억 원을 기록해 7월의 2조6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정부정책에 따른 은행의 대출 억제노력 등이 발휘한 것이다. 대신 증가한 것은 마이너스 통장 대출 증가액이다. 7월에 3000억 원이었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지난 8월에는 1조3000억 원으로 1조원이나 더 늘어났다. 대출창구가 막힌 서민들이 마이너스 통장으로 발길을 옮기 것이다. 대책없는 규제가 다른 대출을 야기한 것이다.

◇대출하려니 "적금 드세요"

'꺾기'(구속성 예금 강요) 역시 대출 시 위축되는 심리를 이용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꺾기는 기업이나 개인고객이 대출을 신청할 때 예금이나 적금 계좌 신설 등을 강요하는 행위다. 예·적금 가입자에게 보험 상품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규제 대상이다. 또 보험모집 자격이 없는 임직원에게 보험 상품을 판매하게 하는 등 방카슈랑스 부당영업도 포함된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부당영업을 근절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은행법을 개정해 벌금을 징수하도록 했지만 꺾기로 인한 피해는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상품이 나오면 캠페인을 벌이고 직원들은 실적을 채우기 위해서 예·적금을 강요하거나 마진율이 큰 보험상품을 권유하는 것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햇살론 대출에서도 꺾기를 강요한 것이 지적되기도 했다.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은 저신용, 저소득 서민들에게 10%대 저금리인 햇살론 대출 과정에서 새마을금고가 꺾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지난해 11월 중소기업청에서 햇살론 수혜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새마을금고가 구속성 예금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자료에 따르면 605건 햇살론 대출 중 21%에서 꺾기가 강요됐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의 저자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이사는 "금감원이 단속에 나서 은행들은 일시적으로는 부당 영업에 신중해지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보다 지속적이고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출상품을 몰라 피해보기도

정보가 없어 높은 대출이자를 물게되기도 한다. 특히 학자금 대출은 일반·든든학자금대출이 상환시 이자율이 달라질 수 있어 유의해야한다. 일반학자금 대출은 소정의 이자를 갚다가 취업 후에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는 구조다. 든든학자금은 취업 전까지는 대출이자도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취업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이자와 원금을 갚되 이자는 복리로 계산되는 것이다. 따라서 든든학자금을 대출 받았을 때는 재무 계획에 이를 가장 먼저 갚도록 유념해야 한다.

하지만 2011년 국감에도 드러나듯 학자금 대출금의 연체금이 4000억원이나 된다. 올 5월 기준 일반·든든학자금 연체자는 7만0000명으로 이는 향후 졸업하자마자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수 있다.

또 카드론, 캐피탈에 현혹되기도 한다. 카드론은 현금서비스보다 이자율이 낮지만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 나중에 대출을 받으려 할 때 높은 금리를 내야하는 등 대출 불이익이 일어날 수 있다.

당장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은 낮은 대출이자만 생각하고 섣불리 대출을 받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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