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와 막걸리의 공통점은

위스키와 막걸리의 공통점은

에버딘(스코틀랜드)=박창욱 기자
2011.09.24 15:26

[르포]위스키 '윈저'의 고향, 로얄 라크나가 증류소에 가다

↑로얄 라크나가 증류소 인근 풍경.
↑로얄 라크나가 증류소 인근 풍경.

스코틀랜드의 북해 연안에 있는 '고도' 애버딘에서 서쪽으로 2시간 정도 달리자 디사이드(Deside) 지역이 나온다. 그램피언 산이 뿜어 내는 맑은 공기 속에서 디 강(River Dee)이 수줍게 흐르는 수려한 자연환경을 가진 이곳엔 작지만 166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증류소 하나가 자리 잡고 있다.

↑증류소 팻말
↑증류소 팻말

바로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윈저 위스키의 원액을 생산하는 로얄 라크나가(Royal Lochnagar) 증류소다. 영국 왕실의 인정을 받은 단 3개의 증류소 가운데 하나인 로얄 라크나가 증류소에서 세계적인 위스키의 원액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 들여다봤다.

◇매출-비용절감 중요치 않아..맛 위해 옛날 방식대로= "최근엔 많은 증류소가 자동화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크나가 증류소에선 160여년 동안 내려오는 전통 증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합니다."

이곳에서 만난 '마스터 블렌더(Master Blender)'인 더글라스 머레이씨는 "최고의 맛을 변함없이 이어가기 위해 매출이나 비용절감보다 품질을 최우선한다는 것을 자부심으로 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스터 블렌더는 디아지오 내에서도 단 6명만이 존재하는 위스키의 최고 장인을 의미한다.

위스키를 만드는 과정의 시작은 막걸리나 식혜를 담는 것과 매우 비슷했다. 먼저 보리를 갈아 으깨고 자연 샘물과 섞어 마치 죽처럼 만들어 발효시키면 '워트'라고 부르는 엿기름이 형성된다. 그래서 숙성실에선 누룩 냄새가 진동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당분을 최대한 추출해낸 후, 발효통에 넣고 효모를 첨가한 뒤 다시 섞는다. 48시간 발효과정 속에서 효모가 당분을 흡수하면서 대신 알코올 성분을 가진 발효액으로 변한다.

↑증류탱크
↑증류탱크

갈색 발효액의 알코올 도수는 6~8도정도다. 발효조에서는 당화 과정을 거친 발효액은 약 5m 높이의 나팔관 모양으로 된 황동 탱크로 들어간다. 이 탱크에서 바로 증류가 이뤄진다.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탱크 앞에서 흡연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증류실에 자리잡은 2개의 증류기(워시 스틸)에선 발효액이 1차 증류를 통해 알코올 23~24도의 액체로, 2차 증류를 통해 다시 80도의 액체로 변한다. 이 증류액을 세 단계로 나눠 추출해 물과 섞으면 바로 위스키의 전단계 원액인 '스피릿'이 된다. 스피릿의 도수는 63.5도다.

이 증류소의 책임자인 앤드루 월섭은 "잘 만든 스피릿에선 잔디 냄새가 난다"며 "스피릿을 오크통에 담아 숙성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 오크통에서 3년이상 숙성돼야 비로서 위스키라는 이름을 붙는다. 오크통의 용량은 500리터 정도이며 가격은 평균 700달러 이상이다.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위스키는 1년에 평균 1% 정도 증발하거나 통에 흡수된다. 12년 정도 숙성하면 최대 20%가 없어지기도 한다. 이곳에선 일 주일에 40통 정도의 위스키 원액을 생산, 연간 50만 리터 정도를 만들어낸다.

◇로얄 라크나가 증류소는=1826년 설립된 로얄 라크나가 증류소 이름에 붙는 '로얄(Royal)'이란 칭호는 바로 영국의 '왕실 인증서(Royal Warrant)'를 받은 데서 비롯됐다. 1848년 이곳을 방문한 빅토리아 여왕과 왕실 가족들이 여기서 생산된 위스키의 맛과 품질에 반해 '인증서'를 수여했고 이후에도 에드워즈 7세와 조지 5세도 라크나가 증류소에 같은 칭호를 내렸다. 최근에는 1995년 찰스 황태자가 증류소 설립 150주년을 기념해 이곳을 방문하는 등 영국 왕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라크나가는 현재도 영국 왕실에 엄선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증류소 전경
↑증류소 전경

로얄 라크나가는 디아지오가 소유한 많은 스코틀랜드 위스키 증류소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의 증류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생산량도 가장 적다. 스코틀랜드에 있는 100여개의 증류소 가운데 3~4번째로 작은 곳이다. 하지만 천혜의 자연 환경과 전통 방식으로 인해 디아지오가 보유한 '윈저'를 비롯해 '조니워커 블루' 등 디아지오의 최고급 위스키 브랜드의 원액 생산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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