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다음에는 석유가····지경부 에너지亂

전기 다음에는 석유가····지경부 에너지亂

정진우 기자
2011.10.06 06:45

'전력거래소·석유관리원' 관리사각지대에 방치돼, 감독 강화해야

"전기가 속을 썩이더니 이젠 석유가 난리네"

최근 경기도 수원과 화성의 주유소에서 연쇄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소관 부처인 지식경제부 고위관계자가 한 푸념이다. 지경부는 9월15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로 거센 질타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유소 폭발에 대한 비난 화살이 날아오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경부가 비판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전사태와 유사석유 폭발 사고가 모두 지경부 산하기관의 업무과실로 발생한 만큼 지경부에 관리·감독 소홀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4일과 28일 4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친 주유소 폭발 사고의 원인은 유사석유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유사석유 주유소를 단속해야 하는 한국석유관리원의 문제점이 부각됐다. 관련 검사가 엉터리로 진행된 것은 물론 한 석유관리원 직원이 최근 5년간 20억 원의 검사 수수료를 횡령, 선물옵션에 투자하다 날린 사실까지 드러난 것.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박민식 한나라당 의원은 "석유관리원이 이번에 폭발한 주유소들에 대해 올 들어서만 7번씩 품질검사를 했는데 모두 '품질적합' 판정을 내렸다"면서 "관련 검사가 엉터리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유사석유 업자들이비밀탱크를 설치하고 리모컨 조작을 통해 유사석유와 정상석유를 변환하는 장치를 갖추는 등 지능화되고 있는데 당국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수원, 화성 등 유사석유 업소가 많이 적발된 지역을 집중 단속하는 등 검사 실효성을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유사석유를 사용한 주유소 폭발과 직원의 거액 횡령을 계기로 석유관리원의 구조적인 비리 여부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일각에선 얼마 전 정전사태 때 나타난한국전력(43,400원 0%)과 한국전력거래소 등 지경부의 산하기관 관리 소홀 문제가 이번에도 되풀이됐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19일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지경부를 중심으로 전력관련 산하기관들이 유기적인 공조를 하지 않아 정전사태가 발생했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감에선 지경부가 평소에 한전이나 전력거래소를 제대로 관리만 했다면 정전사태는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전력거래소는 당시 정확한 예비전력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상급 부처인 지경부에 허위보고하는 등 심각한 문제점을 나타낸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경부가 산하기관을 직접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력거래소와 석유관리원은 정부의 위탁 정책을 추진하는 준 정부기관이다. 이 때문에 형식적인 공공기관 평가를 받지만, 직접적인 관리·감독은 받지 않는다. 수년에 걸쳐 한번 씩 감사원 감사만 받는 게 전부다.

이런 이유로 감시·감독이 소홀해 각종 비리가 발생하며, 제대로 된 업무처리를 기대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으로 지경부를 비롯한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재균 민주당 의원은 "지경부가 산하기관을 철저히 관리하지 못해 정전사태와 유사석유 문제 등이 일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산하기관에 대한 더욱 엄격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포함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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