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우산펀드' 자산배분 혹은 단타?

'두 얼굴의 우산펀드' 자산배분 혹은 단타?

엄성원 기자
2011.11.16 10:42

설정액 2조원이 넘는 인기 펀드 등 투자 대상을 대폭 넓힌 엄브렐러 클래스펀드가 등장하면서 덩치가 커진 엄브렐러펀드 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른 성격의 펀드로 아무 부담 없이 환승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엄브렐러펀드는 유용한 변동성 대응 수단으로 불린다. 그러나 때로는 이 같은 장점이 잦은 환매를 부추겨 펀드 단타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 우산의 진화?

엄브렐러펀드는 하나의 펀드 안에 성격이 다른 여러개 하위 펀드를 두어 별도의 수수료 없이 투자 지역과 대상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만든 전환형 펀드의 일종이다.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을 땐 채권형이나 인버스펀드로, 국내 증시에 비해 해외 증시가 상대적으로 유망하다면 국내 주식형펀드를 해외 주식형펀드로 갈아타는 식이다.

과거 엄브렐러펀드는 하위 펀드로 국내외 인덱스펀드나 채권형펀드를 주로 담았다. 적극적인 운용을 통한 초과 수익보다 안정성에 중점을 둔 구성이다. 이 때문에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 특정 투자자만이 관심을 가졌을 뿐 모이는 자금이 많지 않았다.

이 같은 엄브렐러펀드의 단점을 보완해 등장한 것이 '엄브렐러 클래스'다. 별도의 엄브렐러펀드를 새로 만드는 대신 이미 운용 중인 기존 펀드에 엄브렐러클래스를 추가해 환매 수수료 없이 같은 클래스간 이동을 가능하게 만든 형태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펀드 엄브렐러 클래스'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간판 펀드인 코리아트러스트펀드를 비롯해 국내외 주식, 채권, 전환사채 등에 투자하는 13개 펀드를 엄브렐러 클래스(UA, UC-E)로 묶어 투자 대상과 지역을 대폭 넓혔다.

이전에도 엄브렐러 클래스는 있었지만 인덱스형 펀드 몇개를 묶는 수준에 그쳤다. 2008년 만들어진 '미래에셋맵스 인덱스로 전환형 펀드'는 한국, 중국, 러시아, 브라질, 브릭스 등 투자 지역이 다른 인덱스펀드 5개를 'A-u' 클래스로 묶는 게 고작이었다.

'JP모간펀드 엄브렐러 클래스'는 코리아트러스트라는 인기 펀드가 패밀리펀드에 포함돼 있는 만큼 출발부터 흥행도 순조롭다.

14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코리아트러스트펀드의 엄브렐러 클래스펀드인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자(주식)UA'는 올해 들어서만 1217억원(11일 기준)의 자금이 모이며 설립 이후 1년여 만에 벌써 전체 주식형 엄브렐러펀드 중 설정액 1위(연금펀드 제외)에 올라섰다.

같은 기간 전체 엄브렐러펀드에서 1조25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 두 얼굴의 엄브렐러펀드

엄브렐러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은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장기 분산투자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투자자다. 이 경우, 자산 리밸런싱의 목적으로만 펀드를 갈아타기 때문에 엄브렐러펀드라도 펀드간 이동이 많지 않다.

다른 하나는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한 타이밍 매매를 노리는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엄브렐러클래스를 유용한 펀드 환승 도구로 여긴다. 시장 전망에 따라 투자 자산군이나 지역을 변경하기 때문에 당연히 환매가 잦고 환매 주기도 짧아지게 된다. 이 같은 모습은 공격적 투자자일수록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일반 펀드의 경우, 펀드를 환매하면 특정 시점(30~90일)까지 환매 수수료를 내야 하고 새로 펀드에 가입할 때도 선취 수수료 등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환매 수수료가 면제되는 시점까지는 들고 있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엄브렐러펀드엔 이 같은 제동장치가 없다. 1년에 12번이라는 횟수 제한 이내에선 추가 부담 없이 언제든 같은 클래스의 펀드로 갈아탈 수 있다. 특히 인기 있는 대형 펀드에 엄브렐러 클래스를 추가할 경우, 움직이는 자금 규모가 커져 시장에 예기치 않은 부담을 줄 수도 있다.

한 펀드 담당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엄브렐러펀드의 장점"이라며 "그러나 적극적 대응은 곧 펀드간 이동이 잦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한 펀드에서 다른 펀드로 옮겨 탈 때마다 펀드를 환매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개별 펀드에 대한 투자주기도 짧아질 수밖에 없다"며 "엄브렐러클래스가 단타를 부추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 운용사 관계자는 "기존 엄브렐러펀드의 경우, 투자 대상이 제한적인 데다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끌지 못했고 이에 따라 펀드간 자금 이동이 있어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코리아트러스트펀드와 같은 인기 펀드가 엄브렐러클래스로 묶여 많은 자금을 끌어들일 경우, 움직이는 자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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