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증권가의 '반전 드라마'/증권사 '예상밖' 신임 CEO 잇단 선임
지난해 말 증권가에서 화제가 됐던 것 중 하나. 삼성그룹이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김석 전 삼성자산운용 사장을삼성증권(111,600원 ▼200 -0.18%)사장으로 임명한 일이다. 반대로 박준현 전 삼성증권 사장은 삼성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증권업계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인사'였고, 증권가에서는 삼성증권의 인사 배경에 대한 갖가지 추측과 분석이 나왔다.
예상밖의 증권사 CEO 인사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대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증권업계를 놀라게 할 신임 CEO들이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 신임 CEO들이 자신을 향한 우려와 부정적인 시선을 보란 듯이 극복하면서 회사의 기대에 부응해 나갈 수 있을지 증권업계의 관심이 높다.
◆실력으로 낙하산 논란 극복
올해 증권가 '깜짝 인사'의 포문을 연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그런데 단지 놀라움을 줬다기보다 내부에서 의혹과 논란이 들끓고 있다는 점에서 찜찜하다. 지난 3일 신한금융지주는 강대석 신성투자자문 사장을 신한금융투자 신임 대표로 내정했고, 10일 정식 취임했다.
1958년생인 강 대표는 1980년 외환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988년 신한증권으로 회사를 옮겼다. 2002년에는 굿모닝신한증권 기획본부장(상무이사), 2003년에는 부사장(리테일본부장)을 맡았다. 그러나 2005년에는 증권업계를 떠나 블루코드테크놀로지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10년부터 신성투자자문 사장으로 재직했다.
투자자문사를 제외하고 증권사에 몸담은 기간은 17년으로 적지 않은 햇수다. 하지만 2005년부터 증권사를 떠났던 인물이 증권사 대표로 내정된 것에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역시나 신한금융투자 노조에서도 이를 문제 삼고 나섰다.
노조가 신임 대표 선임을 금융지주사의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천막 농성까지 벌인 것. 하지만 강 대표가 굿모닝신한증권 출신이므로 내부인사로 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사실 이휴원 전 사장도 증권사가 아닌 은행 출신이었기 때문에 노조와 직원 입장에선 이 부분이 유난히 민감했을 법하다. 결국 강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우려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증권인으로서의 실력과 경영인으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이 전 사장이 과감하게 회사명에서 증권을 뺀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리는 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신임 대표가 증권사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과거의 위상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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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삼성증권 김석 사장, 신한금융투자 강대석 사장, 현대증권 김신 사장 내정자, 미래에셋증권 변재상 대표 내정자, LIG투자증권 김경규 사장.
◆한층 젊어진 증권사로 변신
현대증권의 대표이사 내정자 발표도 증권업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최경수 대표를 대신해 김신 전미래에셋증권대표가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것. 1987년 쌍용증권에 입사한 김 내정자는 2004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옮겨 장외파생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쳤고 경영서비스부문 대표까지 역임했다.
일단 김 내정자가 신임 대표로 선임된 이유 중 하나는 IB업무를 강화할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 내정자가 1963년생 젊은 CEO란 사실에도 주목할 만하다. 최 전 대표가 1950년생으로 두 대표의 나이차는 무려 13살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신임 대표에 대해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일단 현대증권의 이미지와 기업 문화에 많은 변화가 있지 않겠냐"며 "젊은 CEO란 점에서 직원들 간 소통에서도 여러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5월 정기주총을 통해 대표로 정식 선임될 예정인데 시기를 앞당겨 임시주총을 개최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신 전 대표가 현대증권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에도 변화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 미래에셋증권은 변재상 현 리테일사업부 대표(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은 조웅기(홀세일, IB, 트레이딩), 변재상(리테일, 경영서비스) 각자 대표체제로 바뀐다.
변 내정자는동부증권(13,940원 ▼50 -0.36%)과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을 거쳐 2000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채권본부장, 홍보 담당 겸 HR본부장, 경영서비스부문 대표 등을 역임했다. 변 내정자 역시 5월 정기주총을 통해 대표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LIG투자증권이 김경규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임명했다. 유흥수 전 사장이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계속될 CEO 반전드라마
이외에도 앞으로 대형 증권사의 CEO들이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임기영대우증권(66,900원 ▼800 -1.18%)사장, 노정남대신증권(38,800원 ▼200 -0.51%)사장, 유준열동양증권(5,190원 ▲90 +1.76%)사장, 황성호우리투자증권(35,100원 ▲150 +0.43%)사장,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등이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중소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다. 김해준교보증권(13,970원 ▼110 -0.78%)사장, 고원종동부증권(13,940원 ▼50 -0.36%)사장, 권용원키움증권(449,500원 ▲3,000 +0.67%)사장, 노치용 KB투자증권 사장,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 등도 올해 임기가 끝나는 CEO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교체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관측. 지난해 금융위기로 증권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데다 올해에도 영업환경이 순탄치만은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헤지펀드 도입, IB육성, 신수익원 발굴 등과 맞물려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시점이므로 이에 걸맞는 경영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불거진 ELW 사태 등으로 송사에 휘말린 증권사들이 있다는 점도 CEO 교체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또 올해 대선을 앞두고 있어 어느 정도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른 수장 교체도 배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