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혜택' 학자금펀드 언제쯤?

'세제 혜택' 학자금펀드 언제쯤?

김부원 기자
2012.03.03 09:11

[머니위크 커버]신학기 맞이 에듀테크/국내 학자금펀드 현실은?

세월이 흐를수록 부담만 커져가는 교육비 마련이 더 이상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교육비 마련에 특화된 금융상품이 도입되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거론되는 게 세제혜택이 부여된 학자금펀드의 도입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국민들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자녀의 교육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학자금펀드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도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몇몇 장벽에 가로막혀 학자금펀드 도입이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어린이펀드가 교육비 마련에 특화된 대표적인 투자 상품으로 꼽히는 정도다.

◆학자금펀드 모범 사례 '美 529플랜' 등

교육비 마련에 특화된 해외의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 '미국 529플랜'과 '영국 CTF(Child Trust Fund)' 등이 있다. 미국의 529플랜은 자녀등록금 마련저축에 과세특례를 주기 위해 1996년부터 도입됐으며, 자녀 1인당 연간 1만1000달러(12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사진=머니투데이)

이 상품에 투자한 자금을 대학 이상 고등교육기관의 학자금으로 사용하면 그동안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약 한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으면 다른 자녀에게 수익원 이전도 가능하다. 하지만 투자수익을 교육비가 아닌 곳에 사용하면 세제 혜택이 사라지고, 10%의 범칙금도 부과된다.

529플랜은 선납형(prepaid plan)과 저축형(saving plan) 두 종류로 구분된다. 선납형은 미래에 지급할 대학 등록금을 현재 학비 수준으로 고정시켜 일시 또는 정기적으로 납부한 뒤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때 등록금 상승분만큼 주정부에서 부담하는 방식이다. 저축형은 뮤추얼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운용에 따라 학자금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영국의 CTF는 자녀가 태어나면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한 어린이펀드의 일종이다. 신청자격은 2002년 9월 이후 출생한 아동이며 2010년 말 종료됐다. 자녀 출생 때, 그리고 7세가 됐을 때 정부가 각각 250파운드(빈곤층 500파운드)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비과세 혜택도 줬다.

그렇지만 정부의 1회성 보너스 지급 외에는 계좌에 적립되는 금액이 크지 않았고, 정부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많아 2010년 말 폐지된 것이다. 그리고 CTF를 보완한 '주니어 개인저축제도(ISA)'가 새로 도입됐다.

'주니어 ISA'는 2002년 9월1일 이전 및 2011년 1월3일 이후 출생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이자수익과 자본이득은 모두 면세된다. 아동이 사망하거나 불치병에 걸리지 않는 한 18세가 되기 전 인출을 할 수 없다. 또 16세가 되기 전까지는 부양책임이 있는 성인이 어린이를 대신해 계좌를 관리해야 하며, 16세가 된 후에는 자동적으로 일반 ISA로 변경돼 계좌관리 책임을 넘겨받게 된다.

(사진=머니투데이)

◆멀고 험난한 '학자금펀드' 국내 도입

우리나라에서도 세제혜택이 있는 학자금펀드를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상품이라 해도 작게나마 문제점과 빈틈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권영세 의원이 학자금펀드 도입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마련한 바 있다. 개정안에서 제시한 학자금펀드는 만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가 자녀 명의로 펀드에 가입할 경우 연 300만원, 최대 3600만원까지 소득공제 및 증여세 면제 혜택을 받도록 했다. 소득공제 금액은 향후 대학 등록금 납입 때 받는 소득공제 한도(연 900만원×4년)에서 차감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학자금펀드의 연간 소득공제 한도를 360만원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연구원은 연간 소득공제 한도 360만원 적용 시 1인당 평균 세혜택 금액은 45만원이며, 세수 순유입이 가능한 최소 가입률은 12.3%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즉 가입률 12.3%, 소득대비 적립비율 5%, 주식투자 비중 50%를 가정하면 소득공제 상품 도입이 세수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문제점도 지적됐다. 우선 학자금펀드의 투자 범위를 어디까지 하느냐가 논의 대상이다. 만약 안전 자산에만 투자할 경우 수익이 적어 학자금 부담을 덜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학자금펀드에 가입한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동안 공제받은 소득세를 모두 반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펀드 자금의 중도인출 가능 여부도 견해가 엇갈리는 부분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세제혜택이 있는 새로운 개념의 학자금펀드를 도입하거나 기존 펀드를 학자금용으로 사용할 경우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었지만 결국 흐지부지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대안으로 나온 것이 장기세제혜택 펀드 도입인데 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라며 "현재 금융위원회가 TF팀을 만들어 관련 상품을 구상중이다"고 전했다.

교육비 마련의 대안 상품 '어린이펀드'

현재로선 어린이펀드가 교육비 마련에 특화된 대표 투자 상품이다. 세제혜택이 강화된 학자금펀드 및 관련 투자 상품이 도입되기 전에는 어린이펀드가 교육비 마련의 대안인 셈이다. 따라서 각 어린이펀드의 특징을 감안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별하고 장기적인 교육비 마련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예컨대 '신영 주니어경제박사 펀드'의 경우 매달 10만원 이상 적립식으로 투자 가능하며, 투자기간에 따라 상해 및 질병 보험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는 특징이 있다. 계약기간 만료 후에는 선택에 따라 채권형펀드로 전환할 수 있으며, 자금 계획에 따라 출금 일정을 개별로 조정할 수 있다.

'교보 에듀케어 학자금펀드'는 만 12세 이하 자녀를 둔 투자자가 가입하면 ‘교보 에듀케어 서비스 KEDS’가 제공된다. 채권혼합형, 주식혼합형, 주식형 중 투자자 성향에 맞춰 가입하면 된다. '우리 쥬니어네이버 적립식펀드'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금융상식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특징이다. 만5~19세 가입자에게는 상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한국밸류 10년 투자 어린이펀드'의 경우 장기투자를 권하는 취지로 C클래스 기준 총 보수를 최저 수준인 1.248%로 책정했다. 다른 어린이펀드보다 최대 50%이상 저렴하며, 운용보수도 0.25%로 어린이펀드 중 최저 수준이다. '하나UBS 아이비리그플러스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면 하나금융그룹이 설립한 자립형 사립학교인 하나고등학교 탐방 및 입학 설명회 초청, 국내 유명 대학 탐방 기회 등이 주어진다.

세 가지 펀드로 이뤄진 '미래에셋 우리아이펀드 시리즈' 역시 설정 후 130%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대표적인 어린이펀드 중 하나다. 해외탐방 및 금융교육 기회도 제공된다. '동양 자녀사랑 적립식펀드'는 자녀 명의로 '자녀사랑 CMA'에 함께 가입 시 용돈 캐시백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장점이 있다.

한 자산운용업 관계자는 "기존 어린이펀드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기존 가입자와 신규 가입자 간 형평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국내 현실에 맞는 학자금 펀드 및 투자 상품 도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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