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휘발유 2000원 돌파-주가는 2000 붕괴

[내일의전략]휘발유 2000원 돌파-주가는 2000 붕괴

박희진 기자
2012.02.27 17:05

예상보다 빠른 유가 상승 우려...증시 속도조절론 부상, 저점 매수 기회 조언도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있는 휘발유 가격이 27일 사상 처음으로 리터당 2000원을 돌파했다. 같은 날 코스피지수는 2000선이 붕괴됐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8.73포인트(1.42%) 떨어진 1991.1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990선 아래로 후퇴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16일 이후 처음이다.

치솟는 유가가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 서울지역 휘발유 평균가격이 리터랑 2000원을 넘어서면서 최근 외국인이 푼 '돈의 힘'으로 이뤄진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국제유가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증시 속도 조절론이 힘을 얻고 있다.

◇고유가, 증시 조정 '빌미'

핵개발을 둘러싸고 이란과 미국 간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석유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35달러 상승한 121.5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3년 6개월 만에 120달러를 넘어선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평균 가격도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다.

당초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문제가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봤지만 예상보다 빠른 유가 상승 속도에 주목하며 고유가로 인해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태동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제 유가가 지난해 고점을 넘어서고 있지만 유가를 제외한 원자재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라 기업 및 가계가 견딜 수 있는 유가 수준은 지난해 보다 높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처럼 빠른 속도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유가, 환율, 금리 등 기업 및 가계가 통제할 수 없는 외생 변수는 속도가 중요하다"며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돌파하는 등 상징적인 가격 상승으로 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힘 받는 증시 속도조절론

고유가 우려에 자동차, 화학, 정유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포진해있는 업종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화학, 정유 업종은 최근 증시 '랠리'를 이끈 주도주였던 만큼, 이들 업종의 부진은 코스피 지수 하락세로 직결됐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3%, 3.14% 떨어졌고 현대모비스도 2.90% 하락했다. LG화학은 4.07% 떨어졌고 호남석유는 3.90% 하락했다. S-Oil은 4.92% 급락했고 SK이노베이션도 3.15% 떨어졌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겠지만 엔화 약세와 유가 상승이 심리적인 측면에서 차익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가는 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어 전망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철강주, 화학주, 기계, IT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한 저점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도 제기됐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등세가 당분간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글로벌 원유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지수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지수 횡보국면을 이용해 경기 민감주에 대한 비중을 높여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화학, 철강, 기계 및 IT(반도체, 하드웨어) 업종의 경우 2분기 성수기 진입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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