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구제지금 확충, 시장 기대 맞출까?

유로존 구제지금 확충, 시장 기대 맞출까?

권다희 기자
2012.03.28 11:02

독일이 유럽 구제기금 확대 반대 의사를 철회했지만 타협안 증액 규모가 예상을 밑돌아 시장 기대에 부합할 수 있을 지가 의문으로 남게 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오는 7월부터 병행 운영되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럽안정화기구(ESM) 등 유로존 구제기금 총액을 7000억 유로로 확대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메르켈은 새로 출범하는 ESM의 5000억 유로에 EFSF 중 이미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 등에 지원을 약속한 2000억 유로를 포함해 역내 '방화벽'을 7000억 유로까지 확대하는 수준으로 타협안을 제시했다.

독일은 앞서 EFSF가 ESM로 병행 없이 대체되거나, EFSF와 ESM을 병행할 경우 두 기금의 상한선을 5000억 유로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독일 신문 슈피겔은 다른 유로존 정부들과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위원회(EC), 미국 정부까지 까지 나서 독일을 압박하며 이 같은 결정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독일이 재원 확대를 전면 반대했던 기존 입장에서는 한 발 물러섰지만 절충안의 재원 규모는 유럽위원회(EC)가 원하는 ESM 규모 9400억 유로에는 부족하다.

EC는 EFSF의 4400억 유로와 ESM 5000억 유로를 합쳐 기금을 9400억유로로 늘리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EC가 가용자원을 최대한 늘리고자 하는 데는 유럽 내 자구 노력을 부각해 IMF 등 유럽 외 지역의 지원을 얻어내고자 하는 이유도 포함돼 있다. 지난 주 유출된 EC 내부문건에 따르면 EU는 역내 국가들의 불충분한 공여가 주요20개국(G20) 국가들의 지원을 끌어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담겨 있다.

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이 자체적 노력을 더 확고하게 실시하지 않는 한 지원 확대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왔다. 이는 반대로 유럽이 노력을 보이면 IMF도 유로존 지원에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IMF는 다음 달 20일~22일 총회에서 유로존 등을 지원할 구제금융 재원을 두 배 더 많은 1조 달러로 늘릴지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SM이 EC의 바람대로 9400억 유로로 늘어난다 해도 지원 가능액이 스페인, 이탈리아를 구할 만큼 충분치 않다고 전했다. 향후 2년 간 스페인, 이탈리아가 조달해야 하는 자금은 1조2000억 유로에 육박한다.

오는 30일 유로존은 코펜하겐에서 방화벽 규모 결정을 두고 재무장관회의를 연다.

=절대액이 부족하다 할지라도 유로존 지원기금 증액은 유로존 경제 회복세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7일 유로존 정부들이 급박한 재정적 손해 없이 친 성장적 개혁을 할 수 있도록 유럽에 '최대한의 방화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OECD는 구제기금 자원을 더 많이 확충할 경우 남유럽 국가들에게 경제개혁을 이행할 수 있는 여지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기금 증액을 지원한 이유 중 하나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국채 금리 상승을 들었다.

최근 스페인의 경제개혁 난항은 유로존 위기 재 점화를 촉발 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거론된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주 스페인 정부재정 문제가 유로존 재정적자 위기를 다시 부각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리아노 라조이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국민당(PP) 정부가 25일 스페인 최대 자치구인 안달루시아 지역 선거에서 예상 밖의 패배를 겪으며 개혁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는 점은 이 같은 우려를 더한다.

지난해 12월 집권한 라조이 정부는 안달루시아 지역의 승기를 잡기 위해 올해 긴축예산안 발표도 선거 이후로 미루고 의욕적인 선거유세를 펼쳤으나 인구 840만 명의 스페인 최대 인구 자치지역에서 다수당 지위를 얻지 못했다. 집권당의 지방선거 승리 후 재정개혁 추진 강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같은 기대가 무산된 것.

스페인은 당초 2012년 재정적자 목표를 GDP의 4.4%로 잡았으나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밝히며 목표치를 GDP대비 5.3%로 완화했고 이 과정에서 스페인의 재정위기 해소 능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지난 1월 EFSF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데다,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의 국가에서 나오는 불안한 경제 뉴스 등은 유럽의 강대국들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임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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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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