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中 인롄과 손잡기 나선 국내 카드사
무한 잠재력 중국시장 진출 교두보… 폭발 성장세, 글로벌 공략 '동승'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신용카드시장의 성장세가 가장 왕성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해 말 내놓은 '2011년 3분기 지불 시스템 운영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중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는 2억6800만장으로 2006년의 5배 수준이었다. 세계에서 신용카드 시장이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곳이 중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국내 카드사들이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무한 경쟁과 각종 규제로 영업에서 어려움에 처한 카드사 입장에서 중국은 새로운 먹거리와 해외시장 공략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신용카드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은 인롄카드(銀聯, UnionPay)와의 제휴가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따라서 중국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인롄카드와 제휴를 맺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 카드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씨티그룹이 최근 중국 내에서 자체 신용카드를 발급 하는 등 외국 브랜드에 배타적인 중국시장도 점차 문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 BC카드 이어 신한·롯데카드도 인롄과 제휴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인롄사와 제휴를 맺은 곳은 BC카드다. BC카드는 지난 2005년 인롄과의 제휴를 통해 2008년 3월부터 BC은련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신용·체크·선불카드 등 3종류로 발급되는 BC은련카드는 인롄사와 맺은 포괄적인 제휴 덕분에 중국과 홍콩, 마카오 등 인롄카드 가맹점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국제카드 수수료 1%가 부과되지 않는다.
BC카드는 국내인을 대상으로 카드를 발급하고 중국인이 국내에서 카드를 쓰면 카드전표를 매입하는 업무도 맡았다. BC카드는 초반에는 국내의 30만 인롄 가맹점에서만 인롄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표준화작업을 통해 BC카드의 모든 가맹점에서 인롄카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BC카드에 이어 롯데카드도 지난해 10월 인롄카드와 MOU를 체결하고, 지난 3월21일 '롯데 포인트플러스 펜타(Penta)'카드를 출시했다. 이 역시 중국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려는 국내인을 타깃으로 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비자나 마스타카드로는 중국에서 인롄 가맹점을 이용할 수 없었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며 "인롄사와 제휴를 통해 만든 포인트 플러스 펜타카드는 중국의 어느 가맹점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롄사와의 MOU는 포괄적인 개념이 아닌 이번 카드 출시에 국한된다"며 "중국 진출이라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가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논의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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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신한카드는 장기적으로 중국 카드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위한 포석을 다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3월22일 중국 상하이 인롄카드 본사에서 협약식을 맺고 중국에서 신용·체크카드를 포함한 지불결제사업 시 적극 협조를 받기로 했다. 인롄카드가 한국에서 사업을 벌일 때도 신한카드가 이에 협조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BC카드나 롯데카드와 달리 중국 내에서 자사의 브랜드를 진출시키기 위한 사전 조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중국에서 신한카드가 자체적인 브랜드로 진출하는 것에 초석을 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은 신용카드 이머징마켓으로 지금까지 성장한 것보다 더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본다"며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유명 카드사들도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 KB국민카드, 인롄 제휴 없이 중국 진출 모색
인롄사와 제휴 없이 중국 진출을 꾀하는 카드사도 있다. KB국민카드는 인롄사가 아닌 중국공상은행과 관계를 맺고 올해 상반기 내에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공상은행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의 중국인을 타깃으로 한 국내용 체크카드를 발급하는 것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아직 상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장담할 수는 없지만 중국공상은행의 계좌를 가진 고객에게 체크카드를 발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비자·마스타의 대항마로 떠오른 인롄
국내 카드사들이 인롄과 제휴를 맺으려는 이유는 중국시장을 노린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비자와 마스타가 주도하던 세계 카드시장의 판도가 비자와 마스타에서 인롄카드로 옮겨갈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 세계 인롄카드의 발급 수는 27억매로 글로벌 발급량 1위를 차지했다. 비자(24억매)와 마스타(10억매)를 넘어선 수치다.
인롄의 상승폭도 가파르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인롄카드의 글로벌 취급액은 1%에서 10%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내 비자카드가 41%에서 39%로, 마스타카드가 24%에서 22%로 하락한 것과 비교해 괄목할 만한 상승세다. 특히 현재 중국인구의 55% 정도만 은행거래를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인롄카드의 성장가능성은 비자와 마스타를 움찔하게 만들 만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중국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비자나 마스타, JCB도 인롄카드를 최대 견제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인롄카드가 추구하는 것 역시 전 세계망을 장악해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Box>인롄카드는?
인롄카드는 중국의 인민은행 및 88개 은행들이 출자해서 만든 일종의 국영기관이다. 인롄카드가 갖춘 회원사는 237개를 자랑한다. 인롄카드의 중국 내 취급액은 2011년 말 기준 약 2900조원으로 전년 대비 45% 성장했다. 2015년 취급액은 약 4700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내 카드발급 수는 27억매다. 여기에 체크카드 비중이 95%로 압도적이다. 인롄카드의 중국시장점유율은 약 99%로 사실상 중국시장을 독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