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11일 잠실야구장. 경기 시작과 함께 1루 관중석에 가로 32미터, 세로 15미터의 현수막이 펼쳐졌다. 여기에는 ‘TV는 3D 시대, 3D는 역시 LG’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LG전자 마케팅본부 1200여 명이 참석해 LG트윈스를 응원도 하고 마케팅도 펼치는 1석2조 이벤트였다.
마침 LG트윈스의 상대는 삼성 라이온스였다. 이날 응원전이 단순한 응원을 넘어 경쟁상대인 삼성전자를 향한 일종의 시위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등장으로 잠실야구장의 분위기는 일순간 바뀌었다. 이후 TV 화면에는 LG전자의 이색 응원보다는 아들과 함께 야구를 즐기는 이 사장의 모습이 더 자주 잡혔다.
#2. 지난 15일 월드IT쇼(WIS)가 열리고 있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LG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수상 명단에 삼성전자 이름이 빠져 있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OLED TV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가 대상을 받게 되니 삼성전자가 발을 뺀 것이란 추측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제품 프리젠테이션 과정에서 기술 유출을 우려해 자진 철회했다는 입장이다. 이미 4년 연속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상황이기 때문에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세계 TV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자존심 경쟁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지난해 3D TV 구현 방식을 놓고 양진영 수장들이 설전을 펼친데 이어 올해는 차세대 TV로 불리는 OLED TV를 놓고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과되지 않은 말들이 마구 튀어나오며 감정싸움으로 번졌지만 올해는 치밀한 계산 끝에 상대방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르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치열한 경쟁이 서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하지만 한때 세계 TV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기업들이 몰락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자국업체들끼리의 경쟁에 너무 몰두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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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와 파나소닉이 OLED TV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한 수 아래로만 여겨졌던 중국 업체들도 삼성과 LG가 신제품을 내놓으면 한 달만 지나면 똑같은 제품을 내놓은 세상이다. 삼성과 LG의 진짜 적은 누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