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오는 17일 그리스 총선을 앞두고 나름대로 선제적으로 움직인다고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을 전격 결정했다. 하지만 시장의 환호성은 금세 의심으로 바뀌었다. 다우지수는 11일(현지시간) 96포인트 올랐다 1423포인트 하락 마감했다.
유로존 채무위기가 시작된 것이 올해로 만 3년이 넘었다. 질금질금 나오는 대책에 잠시 안도했다가 다시 고조되는 위기에 또 다시 미봉책을 들이미는 유로존 당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트러디션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매매 이사인 벤 핼리버튼은 "다시 돌아와 생각하는 날이었다"며 투자자들이 스페인의 구제금융을 기뻐하기만 하면 될 일인지 재고한 뒤 주식을 매도했다고 분석했다.
힌스데일 어소시에이츠의 투자 이사인 앤드류 피츠패트릭은 "시장은 다음에 일어날 일을 보고 있다"며 "다음은 또 그리스일 수 있고 경제지표 악화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3년내내 취약한 경기 회복세와 유로존 위기에 시달리다 보니 앞으로 어떤 나쁜 일이 또 일어날까 걱정부터 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피츠패트릭은 결국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간 펀즈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데이비드 켈리는 "이번 구제금융이 스페인의 심각하게 침체된 경제를 부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다만 금융위기의 새로운 전염 위협을 낮출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넘어야할 더욱 중요한 장애물은 이번주 일요일(17일) 그리스 총선"이라고 밝혔다.
노무라증권의 미국 금리 전략 대표인 조지 곤캘브스는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이 지속적으로 투자심리를 변화시키려면 유럽 전체적으로 안전망이 더 펼쳐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포렉스 트레이딩(GFT)의 통화 전략 이사인 캐시 리엔은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에 대한 구제책인 스페인의 구제금융"을 꼼꼼히 살펴본 결과 아직도 대답해야할 많은 질문이 남아 있음을 깨달았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스페인은 이제 공식적으로 유로존에서 구제금융을 받는 가장 큰 국가가 됐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말이나 돼야 나올 것"이라며 "구제금융에 쓰일 돈이 어디서 나올지, 채권자들의 선순위와 후순위가 어떻게 결정될지, 누가 손실 대부분을 끌어안을지 등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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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스페인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6%부근으로 떨어지며 안정되는 듯하다가 다시 6.5% 위로 올라갔다. 위기 전염의 우려를 사고 있는 이탈리아 국채수익률도 지난주 5.8% 수준에서 6% 위로 치솟았다.
리엔은 "스페인의 구제금융은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진 일이지만 유럽 채무위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