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18일(현지시간) 시장 우호적인 그리스 총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랠리를 펼치지 못했다. 스페인의 국채수익률이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로 급등하며 시장의 불안을 부추겼던 탓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장중 내내 좁은 보합권에서 등락하다 혼조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성급하게 매매에 나서기를 꺼렸다.
이날 다우지수는 25.35포인트, 0.2% 하락한 1만2741.82로 마감했다. 휴렛팩커드가 2.73% 급락하며 지수를 압박한 반면 홈디포는 0.87% 강세를 나타냈다.
S&P500 지수는 1.94포인트, 0.14% 간신히 오르며 1344.78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22.53포인트, 0.78% 상승한 2895.33으로 마감했다.
S&P500 지수 10대 업종 중 기술업종과 재량적 소비업종이 오른 반면 에너지업종은 하락했다.
◆그리스 호재 즐기기도 전에 스페인 위기 고조
지난 17일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는 긴축을 지지하는 신민주당이 긴축을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를 누르고 제1당이 됐다. 특히 긍정적인 것은 긴축을 지지하는 신민주당과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 3위를 차지한 사회당만으로도 의회 의석의 과반 이상을 차지해 정부 구성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이다.
충분히 시장에 랠리를 촉발할만한 소식이고 실제로 앞서 마감한 아시아 증시는 급등했지만 유럽과 뉴욕 증시는 기쁨을 즐길 시간조차 없었다. 스페인 국채수익률이 이날 7%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 30bp 급등한 7.18%를 나타냈다. 스페인의 국채수익률이 7%를 넘어선 것은 상당히 위험한 신호이다.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모두 10년물 국채수익률이 7%를 넘어선 후 얼마 버티지 못하고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스페인 은행권만을 겨냥해 구제금융 자금 1000억유로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으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스페인이 은행권 구제 외에 전면적인 국가적 구제금융이 필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스페인의 재정적자 확대로 스페인 은행권 부실뿐만이 아니라 스페인 정부 재정까지 문제라는 관측이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은 스페인만이 아니었다. 이날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수익률도 12bp 급등하며 6.04%로 6%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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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스페인은 19일 자국 국채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다. 스페인은 19일 12개월과 18개월 만기의 국채 30억유로를 입찰에 부칠 예정이다.
◆유럽 증시 초반 상승폭 반납하며 혼조세
이날 유럽 주요 증시는 등락이 엇갈리며 혼조 마감했다.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장 초반에 비해 상승폭을 대폭 반납한 채 0.1% 오른 244.36으로 마감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0.2% 올랐고 독일 DAX 지수는 0.3% 강보합 마감했다. 그리스 증시는 당분간 유로존 이탈 리스크가 크게 줄었다는 안도감에 3.6% 급등했다.
반면 프랑스 CAC40 지수는 0.7% 떨어졌다. 스페인 증시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7%를 넘어선 가운데 IBEX35 지수가 3% 급락했으며 스페인 다음 위기 전염국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탈리아도 FTSE Mib 지수가 2.8% 하락했다.
스페인 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높아지면서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젠타리아는 4.2% 급락했고 방코 산탄데르도 4.7% 떨어졌다. 이날 은행권의 하락을 부추긴 또 다른 요인은 스페인 은행들의 4월 부실채권 비율이 18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는 통계였다.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스페인 은행들의 4월 부실채권, 즉 지불 기한을 3개월 이상 넘긴 채권의 비율은 8.72%, 부실채권 규모는 1527억4000만유로에 달했다.
이에 따라 유럽의 다른 은행주도 하락했다.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이 4.3% 떨어졌고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딧은 4.26% 급락했다. 영국 RBS도 4.98% 추락했다. 스톡스 유럽 500 은행지수는 1.7% 떨어졌다.
19일 전세계의 이목은 멕시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집중될 전망이다. 또 20일에는 미국 FOMC의 통화정책 결과가 나온다.
유럽 은행주가 줄줄이 떨어진 가운데 미국에서도 씨티그룹이 2.68% 하락하고 모간스탠리가 3.36% 내려가는 등 은행주가 약세를 보였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해외 자산운용 부문을 15억~20억달러에 스위스 프라이빗 뱅킹회사인 줄리어스 배어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1.77% 떨어졌다.
◆NAHB 6월 주택시장지수 5년만에 최고
이날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는 6월 주택시장지수가 29로 집계돼 전달 확정치인 28보다 올랐다고 밝혔다. 6월 주택시장지수는 지난 2007년 5월 이후 5년만에 최고치며 전문가 예상치 28을 웃도는 것이다.
NAHB와 웰스파고가 매달 발표하는 주택시장지수는 미국 주택건설업체들이 판단하는 주택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50을 넘어서면 주택 체감경기가 호전되고 있음을, 50을 밑돌면 둔화되고 있음을 각각 의미한다.
6월 주택시장지수는 여전히 50을 크게 밑돌고 있지만 주택건설업체들의 시장 전망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주택시장지수가 50을 넘어섰던 것은 2006년 4월이 마지막이었다.
주택시장지수 상승으로 주택건설업체인 톨 브러더스가 2.6% 오르고 비저가 1.88%, 풀트가 3.44% 각각 상승했다.
◆MS, 태블릿PC 공개 관측 속에서도 약보합
페이스북은 얼굴 인식 기술 제공업체인 페이스닷컴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해 4.65% 급등하며 31달러를 넘어섰다.
소셜 네트워크 거래업체인 그루폰은 모간스탠리가 투자의견을 "시장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면서 10.83% 폭등했다.
반스&노블은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표한 태블릿PC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혀 2.31% 떨어졌고 MS도 0.6% 약세를 보였다.
MS는 뉴욕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 LA에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시장에서는 이 자리에서 MS가 새로운 윈도8 운영체제(OS)와 스마트폰 기기에 사용되는 ARM 기반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태블릿 기기를 공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날 금과 은 생산업체인 엑스토르 골드 마인은 야마나 골드가 4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56.39% 폭등한 4.16달러로 마감했다. 야마나 골드는 2.06% 오른 16.3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금 선물가격은 0.1% 약보합세로 1627달러를 나타냈고 미국 원유 선물은 0.9% 하락한 83.27달러로 체결됐다.
유로화는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달러화 대비 약세를 나타내며 1.26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국채가격은 뉴욕 증시가 막판에 반등을 시도하면서 상승분을 반납했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55%로 거의 변함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