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7월02일(11:07)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김택진엔씨소프트(270,500원 ▼7,000 -2.52%)대표가 대주주 지위를 넥슨에 넘긴 것을 두고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부동산 사업설, 국내 포털 업체 인수설에 이어 정계 진출설, 이혼설 등 가십성 루머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어떤 업계든지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면 쉽게 비판과 루머의 표적이 되기도 하지만, 엔씨소프트를 둘러싼 최근 상황은 김택진 대표 스스로 자초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는 지분 매각 사유와 매각 대금 용처를 묻는 시장의 질문에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벤처기업 신화'에서 비롯된 거만함일 수도, 벤처기업 출신의 겸손함일 수도 있다.
다만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동에는 엔씨소프트를 시가총액 5조원의 상장기업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주주와 직원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어렵다.
블레이드앤소울 등 신규게임 상용화를 앞두고, 최대주주가 지분과 대주주 지위를 헐값에 팔아넘긴 탓에 주주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직원들은 회사 안팎으로 나도는 구조조정설에 하루하루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언론 보도대로 엔씨소프트가 800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하게 되면 전체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인력이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그럼에도 김대표는 말이 없다. 직원들의 해명 요구가 빗발치자 그제서야 "넥슨의 색깔이 따로 있고, 엔씨소프트의 색깔이 따로 있다"라는 너무도 형식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 것이 전부다.
조직을 운영하는 수장으로서, 실적부진에 허덕이는 회사를 효율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나름의 결단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동네 구멍가게 사장이 아니다. 직원 3000명, 수백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상장기업의 대표다. 그를 믿고 따르는 주주와 직원들에게 최소한의 해명과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지난달 21일 엔씨소프트는 야심작 '블레이드앤소울'을 공개했다. 공개 한 시간만에 동시접속자 수 15 만명을 돌파했고, 29개 서버를 통한 동시접속자수도 25만 명을 상회했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이다. 덕분에 주가도 안정세로 돌아섰다.
회사측은 그동안 김대표가 입을 열지 않은 이유를 블레이드앤소울에 있었다고 말한다. 그 만큼 자신이 있었기에, 출시만 하면 주주와 직원들의 불안감은 한방에 해소될 것이라고 미리 예상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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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회사의 바람과는 달리 엔씨소프트 주주와 직원들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표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의 내용대로 "넥슨의 색깔이 따로 있고, 엔씨의 색깔이 따로 있다"면 엔씨소프트에서 2대주주로 밀려난 김택진 대표의 경영권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
김택진 대표는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는 기업인으로서 엔씨소프트가 지난 15년간 국내 게임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헌신한 주주와 직원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