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리온그룹, 3년 만에 막걸리사업 철수

[단독]오리온그룹, 3년 만에 막걸리사업 철수

김성호,김건우 기자
2013.02.21 11:14

자회사 미디어플렉스, 참살이LF 매각… 막걸리시장 침체 속 누적적자 부담

오리온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진출한 막걸리사업을 3년 만에 접었다. 웰빙과 한류 바람을 타고 호황을 누리던 막걸리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누적되는 적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오리온(24,650원 ▼250 -1%)자회사인미디어플렉스(2,965원 ▲35 +1.19%)는 지난달 계열사인 참살이L&F(이하 참살이) 지분 60%를 참살이 창업자인 강환구 대표에게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시에, 공동대표인 유정훈 미디어플렉스 대표도 지난달 3일자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참살이LF는 '참살이탁주'를 생산하는 업체로 2010년 3월 시청률 20%를 넘어선 드라마 '신데렐라언니'의 극중 배경이 되기도 했고 당시 웰빙과 한류 바람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다.

오리온은 같은 해 3월 사업목적에 주류업을 추가하고 주류시장 진출을 예고했으며 이후 6월 자회사인 영화배급업체 미디어플렉스가 참살이LF 지분 60%를 50억원에 인수,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오리온이 막걸리사업에 진출한지 불과 1년도 안 돼 막걸리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으며 상황이 달라졌다. 국세청에 따르면 막걸리 출고량은 2008년 17만6000kl, 2009년 26만1000kl, 2010년 41만2000kl 등으로 해마다 40~50%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11년에 출고량이 45만8000kl에 그치며 성장성이 크게 떨어졌다. 2010년 막걸리시장에 진출한 오리온 입장에선, 사실상 꼭지를 잡은 셈이다.

여기에국순당(4,395원 ▲5 +0.11%)을 비롯한 선발업체들의 입지가 워낙 탄탄한 데다, 후발업체간 치열한 경쟁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갈수록 악화됐다. 실제 2010년 참살이는 매출액 10억원, 순손실 16억원을 기록했고, 2011년 매출액 16억원, 순손실 24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손상이 반영되면서 장부상 가치도 2011년 말 26억원 수준으로 인수금액 대비 반토막이 났다.

참살이의 실적악화는 자회사인 미디어플렉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모처럼 영화시장이 호황을 누리며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지만 부실 계열사 실적이 연결실적으로 반영되면서 이익훼손이 우려된 것.

미디어플렉스는 2005년 영화 '웰컴투동막골' 등 흥행에 힘입어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한 이후 2007~2008년 매년 2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10~11년도 100억원의 손실을 봤다.

그러나 국내 영화시장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75.8% 늘어난 96억 8300만원, 매출액은 879억 7200만원으로 79.6% 증가해 창립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참살이 매각에 따른 손실을 일시에 반영한 탓에 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미디어플렉스 관계자는 "부진한 막걸리시장 상황에서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결국 참살이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미디어플렉스가 영화시장 호황과 부실 계열사 정리를 통해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1월 '박수건달'이 389만명을 동원했고 올해 개봉되는 '미스터고', '파파로티' 등 13편의 영화도 기대되고 있다.

김창진 NH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영화 관객이 1억 9400만명으로 증가한 후 올해도 성장세를 지속해 이익안정성이 높아졌다"며 "경기 불황에 영화 수요가 증가해 동사에 대한 긍정적 관점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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