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최초" 한화그룹, 인적성검사 없앴더니

"대기업 최초" 한화그룹, 인적성검사 없앴더니

양영권 기자
2013.04.19 05:11

[Beyond 혁신경제;스펙파괴 인재확보 나선 기업] <5>

인터넷 서점 'YES24'의 검색창에 '인적성검사'를 넣어 클릭하면 기업별 수험서 201권의 목록이 뜬다. 인적성검사는 지원자의 성격과 직무능력 등을 판단하기 위한 시험으로, 삼성그룹은 'SSAT', 현대자동차그룹은 'HKAT'라는 이름으로 시행하고 있다.

채용에 객관적인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많은 기업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입사 지원자들에게는 공인영어 성적, 자격증 등 '스펙 쌓기'와 더불어 대표적인 부담으로 꼽힌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자의 67.2%가 인적성검사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전형 과정도 길어져 지원서 접수에서 최종 합격자 발표까지 두달을 넘기기가 보통이다.

한화그룹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부터는 이런 '인적성검사'를 과감하게 폐지했다. 10대 그룹과 대형공기업 가운데 시행해 오던 인적성검사를 폐지한 곳은 한화가 처음이다.

취업준비생들의 부담을 줄여주자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달 5일부터 19일까지 상반기 대졸신입사원 원서를 받은 결과 450명 채용에 5만6700여명이 몰렸다. 무려 126대 1의 경쟁률이다. 지난해도 같은 규모의 채용이 이뤄졌는데, 지원자는 4만5900여명이었다. 경쟁률도 작년 102대 1에서 더 높아졌다.

원서 접수에서 최종합격자 발표까지 걸리는 시간도 대폭 줄었다. 계열사별로 합격자를 발표하는데,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 16일에 통보가 이뤄졌다. 전체 채용 절차가 채 한달이 안 걸린 셈이다. 과거 2달 보름 걸리던 것과 비교하면 기간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화 관계자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회사에 인적성검사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게 하고, 회사는 빠른 시간에 필요한 인재를 적시 적소에 발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채용방식 변화는 한화그룹이 지난해부터 시행한 새로운 인사제도 '변화3.0'에 따른 것이다. '변화 3.0'은 개인의 직급이나 근속기간보다는 직무역량과 직무가치를 중심으로 직급과 호칭체계, 평가를 달리한다는 내용이다.

한화는 올해부터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직무는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관행을 없애고 정규직으로 바로 채용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최초로 비정규직 직원 2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했다. 한화의 비정규직 비율은 10.4%로, 국내 비정규직 비율인 33.8%(2012년8월기준)는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인 25%보다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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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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