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들 "세제, 이것좀 고쳐달라" 의견 쏟아져

기업인들 "세제, 이것좀 고쳐달라" 의견 쏟아져

서명훈 기자
2013.04.25 08:29

대한상의 회장단 김덕중 국세청장과 간담회 가져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소급과세 논란으로 인한 기업인의 우려를 해소해 달라”(백남홍 하광상의 회장), “설비투자기업에 대한 부가가치세 조기환급 기간을 단축해 달라”(김동구 대구상의 회장), “세무조사 받는 기업들 조사 강도 예년과 달라 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다”(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기업인들이 세제 관련 건의를 쏟아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상의 회장단은 25일 프레스센터에서 김덕중 국세청장을 만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소급과세 지양’, ‘설비투자기업에 대한 부가가치세 조기환급 기간 단축’,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 고지납부 전환’ 등을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경식 회장을 비롯해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변용희 STX 사장,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김동구 대구상의 회장, 백남홍 하광상의 회장 등 30여명의 대·중소 기업인이 참석했다. 국세청에서는 김덕중 청장 외 간부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손경식 회장은 인사말에서 “국세청은 4년 주기의 대기업 정기 세무조사를 지난해부터 5년으로 연장하는 것은 물론 성실납세협약을 체결한 기업들이 협약내용을 충실히 이행하는 경우 정기 세무조사를 면제해 주기도 했다”면서 “납세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국세행정은 기업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세청에서 공평 과세와 건전재정 기반 마련을 위한 과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업인들은 경제가 침체돼 있는 가운데 세원 발굴 과정에서 국내외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또 “무리한 과세나 과도한 세무조사로 인해 기업 의욕이 저하되고 대다수의 성실한 기업이 피해 입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백남홍 하광상의 회장은 “최근 감사원이 2004년부터 2011년까지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증여세 소급과세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인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2011년말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제도 도입 당시 2012년 1월 1일 이후 거래부터 적용하겠다고 법에 명시한 만큼 소급과세 논란에 따른 기업인들의 우려가 하루 속히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설비투자기업에 대한 세정지원을 확대해 기업 투자 의욕을 높여줄 것을 요청하는 의견도 있었다. 김동구 대구상의 회장은 “일반적으로 부가가치세 환급은 30일 내 이루어지고 있지만 설비투자의 경우 거액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이 발생되는 점을 감안해 15일 이내 조기환급을 해주고 있다”면서 “다만 국세청에서는 작년 하반기부터 영세중소기업에 대해 조기환급기간을 현행 15일 이내보다 더 단축해주고 있는데 이러한 혜택을 전 기업에게로 확대한다면 설비투자로 인한 자금부담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납부 방식을 신고납부에서 고지납부로 바꿔줄 것도 건의했다. 이용배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현행법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신고납부 기한이 올해 7월 처음 도래하는데 규정이 너무 복잡해서 납세자가 정확한 과세 소득을 계산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결국 기업에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서 과세소득을 계산해야 하는데 특히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과도한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종부세가 2008년부터 고지납부 방식으로 전환돼 납세자 불편이 많이 줄어든 것처럼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도 고지납부 방식으로 전환돼 기업 부담이 줄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말 도입된 해외금융계좌 신고와 관련해서 기업의 부담을 줄여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영안 태영상선 사장은 “현재 해외금융계좌를 미신고하거나 과소 신고하면 과태료를 부담하게 돼있고 내년 신고분부터는 징역형과 벌금형까지 받을 수 있다”면서 “운송업이나 무역업 등 해외 영업망을 폭넓게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해외금융계좌가 수백 개에 달하다 보니 신고를 위해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애로가 있고 적발될시 단순 착오 또는 정당한 사유였음을 밝혀내기도 쉽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은 “기업들은 지하경제 양성화가 자칫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로 이어져 경영에 부담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면서 “실제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에 대한 조사 강도가 예년과는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최근 경제민주화를 둘러싸고 조성되고 있는 기업 옥죄기 분위기로 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업들의 고충을 감안하여 기업 의욕을 살릴 수 있는 세정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이밖에도 기업들은 △비상장주식 평가방법 개선 △가업승계 목적의 주식 사전상속 활성화 지원 △법인에 대한 세금포인트 제도 확대 시행 등 건의사항을 국세청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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