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시가 창원시가 된 이유는, 기업의 '힘'

마산시가 창원시가 된 이유는, 기업의 '힘'

창원(경남)=양영권 기자
2013.07.10 07:39

[창간기획;세계는 일자리 전쟁중, 우리는...]<4부 2-2>기업의 도시 창원을 가다

볼보건설기계의 경남 창원 공장에서 근무하는 김인규 기장의 하루는 새벽 5시40분에 시작한다. 휴대전화 알람 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집을 나서면 6시17분. 6시30분이면 통근버스를 타고 회사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려 10분 동안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다. 밥값은 아침 점심 저녁 모두 100원. 식사를 마친 뒤 근무 현장에 6시45분쯤 도착하면 간단한 체조를 하고, 7시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볼보건설기계는 과거 삼성중공업의 건설기계부문이던 시절 도입한 '7·4제(오전 7시 출근해 4시에 퇴근)'를 아직도 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씨의 일과는 특별히 야근이 없는 날이면 오후 4시에 끝난다. 근무를 마친 김씨는 스킨스쿠버 동호회원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다시 통근버스에 오른다. 그는 야구와 볼링, 등산, 축구, 수영 등 운동이란 운동은 모두 섭렵하고 있다.

김씨는 1988년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근무를 하기 시작해 25년째 근속 중이다. 보증금 300만원에 30평대 아파트 사택에서 살고 있는데, 집을 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김씨는 "정치권에서 한 때 '저녁이 있는 삶'을 얘기하던데, 내 삶을 얘기하는 것 같아서 만족하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창원에 있는 대기업 생산직 근로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창원시에는 볼보건설기계 외에도 두산중공업과 두산엔진, 현대위아,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삼성테크윈, 현대로템, 포스코특수강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도시다. 지난해 11월 기준 기업체 수는 4013 개. 여기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12만2844 명이다. 창원시 전체 인구 110만여명의 11%를 넘는다. 실업률은 2.2%로 전국 실업률 3.0%보다 한참 낮다. 지역내 총생산(GRDP)은 지난해 기준 30조4000억원으로 전국의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위다.

◇ 섬유·전자 중심 마산 vs 중공업·대기업 중심 차원, 결과는=창원시는 2010년 창원과 마산, 진해를 통합해 출범할 때의 지역적 편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골칫거리다.

과거 창원시와 마산시, 진해시로 분리돼 있을 때 애초 맹주는 마산이었다. 마산은 일제시대인 1914년 마산부가 설치됐고, 광복 후인 1949년 마산시로 개편됐다. 창원이 '시'로 승격한 것은 30년도 더 흐른 1980년의 일이다. 하지만 2010년 말 기준으로 지역내 생산액이 창원권 49조5800억원, 마산은 4조8700억원으로 10대 1 수준으로 역전됐다. 결국 마산이 창원에 흡수됐다. 지난해 11월 현재 기업체 수는 옛 창원권이 2507개, 마산권이 1242개, 진해권이 264개다.

이같은 드라마틱한 변화에는 역시 '기업'이 있다. 마산은 1970년 한국 최초로 외국인 전용 공단인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설치됐다. 한 때 일본의 소니와 산요, 핀란드 노키아를 포함해 수출업체들이 입주하면서 1970∼80년대 한국 수출의 요람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2000대 이후 소니, 산요, 노키아 등 입주 업체들의 해외 모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도시도 함께 쇄락했다. 마산자유무역지역 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는 1987년 말 3만6411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5973명으로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수출액은 23억848만달러로, 2008년 50억7217만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옛 창원시는 1976년 중공업과 대기업 중심의 창원국가산업단지로 조성됐고,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볼보건설기계, 한국GM, S&T중공업, 삼성테크윈 등 입주 대기업과 관련 중소기업들이 지역 경제를 팽창시켰다. 현재 창원공단 입주사는 2280개사로, 마산수출자유지역 입주사 98개의 230배에 달한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통합이전 창원지역은 정밀기계산업 중심의 창원공단을 중심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룬 반면, 마산자유무역지역은 섬유·전자산업의 쇠퇴로 동력을 상실했다"며 "통합이후 지역마다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한 특화 산업정책을 추진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성장동력 창출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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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기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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