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코믹월드 335'에 스마일게이트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 개발진이 깜짝 등장했다. 최승현 라이브 디렉터는 게임 속 캐릭터 '쥬다스'로, 경민규 콘텐츠 마케팅팀장은 '루밀 의원'으로 코스프레하고 나타났다.
개발자들이 코스프레를 하게 된 계기는 유저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카제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 두 사람이 게임 속 캐릭터를 닮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실제로 코스프레를 해달라는 요청으로 이어졌다. 개발자들은 코믹월드 현장에서 직접 카제나 콘셉트의 음료를 건네며 팬들을 맞았다.
지난 6월 경기 하남 미사조정경기장에서 열린 넥슨 '키보토스 런'에는 김용하 총괄 PD를 비롯해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이 참석했다. 단순히 무대 위에 올라서 인사만 하고 간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과 5㎞ 코스를 뛰어서 완주했다. 이들은 완주하기 위해 몇 주 전부터 시간을 쪼개 연습했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는 과거와 달리 개발진이 유저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기존에 하던 개발자 노트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넘어 팝업 스토어나 게임쇼 등 각종 현장 이벤트에 개발진이 직접 참석하는 등 오프라인 접점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예전보다 쉽게 개발진과 유저가 만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게임 업계에서 가장 많이 변했다는 소릴 듣는 곳은 NC(222,000원 ▲5,000 +2.3%)다. NC는 리니지 등 흥행 IP를 운영해오면서 아주 큰 이슈가 아닌 이상 직접 유저와 소통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지난해 '아이온2'를 출시한 뒤 100일간 개발진 라이브 방송을 16차례 진행하는 등 소통을 강화했다. 당시 NC 관계자는 "예전에는 이슈 중요도가 10정도 되면 소통에 나섰는데 지금은 2정도여도 라이브를 켠다"고 했다.
유저와의 접점 확대는 PC·콘솔 게임 위주인 서구권에서 먼저 시작됐다. AAA급 게임은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돼 흥행에 실패할 경우 게임사가 입는 타격이 다른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이에 개발 과정부터 유저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실패 확률을 낮추는 문화가 정착했다.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를 발급받아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현지화를 진행한 게임사 관계자들은 출시 전 수천, 수만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수십, 수백번의 베타 테스트를 거치는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국내 게임 업계가 신비주의에서 벗어나 유저와의 접점을 늘려가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알아서 대작을 만들 테니 유저는 그저 기다리라고만 하는 게임사보다 더 재미있고 완벽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유저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함께 개발 방향을 정해가는 게임사가 결과적으로 더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다. 이제 유저를 단순 소비자가 아닌 개발팀의 한 축으로 여기고 동행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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