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웹툰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앞세워 서구권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현지 오리지널 콘텐츠 발굴 등으로 일본 내 입지를 단단하게 다졌다는 판단하에 애니메이션 제작 파이프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을 운영하는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일본 자회사 LDF(라인디지털프론티어)는 최근 모리 히로시, 김용수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CGO(최고성장책임자)에 이어 CBO(최고사업책임자)를 맡으며 LDF를 이끌던 김신배 대표는 퇴임했다.
2013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웹툰은 김신배 전 대표 시절 앱 마켓 기준 점유율 50%를 넘기며 1위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출판 만화가 초강세인 일본에서 초반에는 고전했으나 현지 스튜디오와 공동작업을 하는 등 콘텐츠 개발에 집중했고 AI 추천 모델을 강화하는 등 마케팅 방식의 다변화로 크게 성장했다.
LDF의 이번 대표 교체는 일본 내 변화한 상황과 본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사업 방향에 맞춰 전략을 수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현지 콘텐츠 발굴 및 굿즈, 영상화 등 IP(지식재산권) 확장까지 이어지는 플라이휠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더 나아가 서구권 시장 진출의 키가 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LDF는 2분기 주주서한에서 △독자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 확대 △사용자 규모와 참여 확대 △파트너십 강화 등 3가지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DF에서 웹툰 사업과 제작 등을 총괄해온 모리 히로시 대표가 전반적인 투자와 애니메이션 제작을 이끌고 웹툰 엔터테인먼트에서 프레지던트를 맡은 김용수 대표가 이를 글로벌 시장에 들고 나가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이런 결정 뒤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변화가 있다. 일본 정부는 2023년 3조엔(약 25조원)을 넘긴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를 2033년까지 20조엔(약 169조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또 넷플릭스, 크런치롤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진출하면서 제작위원회의 입지가 약해진 것도 큰 변화다. 하청 구조로 수익 배분이 낮은 제작위원회가 아니라 글로벌 OTT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 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저작권을 가진 LDF로서는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네이버웹툰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서구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국내 웹툰의 경우 드라마 제작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 웹툰의 경우 애니메이션화를 노린 작품이 많아 애니메이션 제작에 유리하다. 서구권 독자층에 친숙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자연스럽게 원작 웹툰으로 관심이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이달 초 뉴욕 코믹콘에서 LDF·크런치롤·일본 제작사 하야테 3사 공동 제작 파트너십을 발표하기도 했다. 3사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가능성이 있는 약 15개의 선별된 웹툰 작품을 대상으로 개발 단계부터 협력한다.
독자들의 PICK!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기존에 하던 오리지널 콘텐츠 발굴은 계속하면서 필요한 경우 제작위원회에도 참가하는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