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461,500원 ▼20,500 -4.25%)그룹 회장이 직원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에 청년 대상 강연까지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 시대의 변화와 청년 세대의 역할, 한일 경제 연대 등 산업과 국가의 미래에 관한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22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서울 중구 을지로 달맞이광장 바베큐 본점에서 SK그룹 직원들과 식사했다. 그가 직원들과 소주와 생맥주를 곁들이며 회식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에 잇따라 공개됐으며 이후에도 인근으로 자리를 옮겨 2차까지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총수가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당시에도 깐부치킨 회동에 두 차례 참석하며 소탈한 면모를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평소에도 걸어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방송 강연을 통해 자신의 관심사와 미래에 대한 구상을 직접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은 지난 12~16일 EBS '위대한 수업'에 출연해 'AI와 새로운 자본주의 그리고 청년'을 주제로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역량과 청년 세대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넘어 AI 시대에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 것이다.

아울러 경영 현안을 넘어 한일 관계와 국가의 미래에 대한 구상도 내놨다. 양국간 협력을 단순한 경제 교류를 넘어 새로운 성장 기반을 함께 설계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게 그의 제안이었다. 산업과 국가의 장기적인 성장 기반에 대한 고민을 전하며 사회 전반의 의제를 제시하고 산업과 국가의 미래를 둘러싼 논의를 이끄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이같은 행보가 부친이자 그룹 선대 회장인 고(故) 최종현 회장과 연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선대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던 1997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독대해 경상수지 적자 누적과 고금리·고임금, 환율 등 경제 전반의 위기를 지적하고 정부에 비상조치와 구조조정을 촉구한 일화는 유명하다. 기업 경영을 넘어 국가 경제의 방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것도 비슷하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의 미래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던 부친의 성정을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달라진 재계 내 위상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등이 현직에서 활동하던 시절 최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은 '막내 회장'에 가까웠다. 하지만 재계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맏형의 이미지에 가까워졌다. 실제로 최 회장은 1960년생으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1968년생), 정의선 현대차(301,500원 ▼8,000 -2.58%)그룹 회장(1970년생), 구광모 LG(100,900원 ▼1,800 -1.75%)그룹 회장(1978년생) 등과 차이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SNS를 직접 관리할 정도로 소통을 중시하는 성격"이라며 "선배 총수들과 같이 최 회장 역시 재계의 중심축으로서 시대적 의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