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피지컬 AI 사업화 관건은 에너지 효율…큰 AI가 정답 아니다"

현대차 "피지컬 AI 사업화 관건은 에너지 효율…큰 AI가 정답 아니다"

임찬영 기자
2026.10.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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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026]

김영훈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실장(상무)이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 2026'에서 '피지컬 AI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영훈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실장(상무)이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 2026'에서 '피지컬 AI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현대자동차가 피지컬 AI(인공지능) 사업화의 핵심 과제로 에너지 효율과 현장 도입 비용 절감을 제시했다. 로봇이 산업 현장과 일상에 자리 잡으려면 한정된 배터리 용량으로도 주어진 작업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훈 현대차(292,500원 ▼3,500 -1.18%)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실장(상무)은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에서 '피지컬 AI 사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며 "무조건 최신 모델이나 최고의 모델을 쓰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환경에 적합한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로봇은 하나의 배터리로 이동과 통신부터 센서 작동과 AI 연산까지 수행해야 한다. AI 성능을 높이는 데 전력을 많이 쓰면 정작 움직이며 일할 시간이 줄어드는 셈이다. 3~4시간 운용하던 로봇이 거대 AI 모델을 돌리느라 2시간밖에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상품성이 저하된다는 의미다.

운용시간을 늘리려고 배터리를 키우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늘어난 무게를 움직이는 데 더 많은 힘이 필요하고 구동장치도 더 비싸고 튼튼한 제품으로 바꿔야 할 수 있다. 충전시간을 줄이는 방법 역시 급속충전에 따른 발열과 안전 문제를 풀어야 하며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도 반복적인 결합과 분리를 견딜 내구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주어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현대차가 로봇의 용도에 맞춰 AI 모델을 경량화하는 데 집중하는 이유다. 연산을 외부 클라우드에 맡기면 로봇의 부담을 덜 수 있지만 데이터를 주고받는 동안 판단이 늦어질 수 있다. 특히 안전과 직결된 기능은 로봇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제한된 연산 성능으로도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에 이런 접근법을 적용했다. 라이다와 카메라로 주변을 인식하고 바닥 상태와 바퀴 자세를 판단해 이동하는 과정을 로봇 자체에서 처리한다. 이를 위해 주변 환경 인식과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경량화했다. 로봇이 수행할 작업에 맞춰 필요한 지능을 구현하면서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방식이다.

하드웨어도 AI의 부담을 덜도록 설계했다. 모베드는 바퀴 구조를 통해 높이 20㎝까지 연속된 단차를 통과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장애물을 직접 넘을 수 있으면 소프트웨어가 우회 경로를 찾거나 장애물을 피해야 하는 문제도 줄어든다. 김 실장은 이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서로의 제약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개발한 로봇을 고객이 쓰도록 만드는 과정에서는 현장 도입 비용이 중요해진다. 성능을 갖춰도 현장에 맞게 설정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면 도입을 망설일 수 있어서다. 김 실장은 "로봇이 현장에 투입되는 시점의 비용과 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실제로 로봇이 현장에 도입되는 가장 큰 허들"이라고 말했다.

모베드는 별도 전문 장비 대신 자체 센서로 현장을 한 바퀴 주행하며 자동으로 지도를 만들도록 했다. 상부 장치를 바꾸면 배송과 순찰에 활용하거나 로봇팔을 결합해 작업할 수도 있다. 현장 설정 부담을 낮추고 용도에 맞춰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사업화 과정에서 현대차가 맞추려는 것은 고객의 사용성과 제조사의 수익성이다. 안정적인 작동과 긴 사용시간, 쉬운 유지보수를 제공하면서 원가와 품질도 관리해야 한다. 김 실장은 "제한된 에너지로 더 많은 물리적 가치를 만드는 것이 피지컬 AI 로봇에게 기대하는 미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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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영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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