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에도 삼전닉스 웃는다]②'서버용 D램' 집중하는 'K-메모리'에 내년 PC용 D램 생산량 '뚝'

'AI(인공지능) 거품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PC 등 소비자용 제품의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공급난은 심화되고 있다. PC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CPU(액정표시장치) 제조사 인텔조차 4분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229,000원 ▲4,000 +1.78%)와 SK하이닉스(1,472,000원 ▲54,000 +3.81%)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이 AI 서버용 제품 생산 추가 확대를 시사하면서 PC 업계의 수급 대란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2일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범용 D램(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7.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7달러)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4배 치솟았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서버용 D램 생산에 집중하면서 PC용 범용 D램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웨이퍼 소모량이 많아 생산 비중이 높아질수록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 여력이 줄어드는 구조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PC 업계의 '원가 충격'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4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2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3분기 감소율(23%)보다 하락 폭이 4%p(포인트) 확대되는 셈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를 비롯한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PC 가격도 함께 뛰어 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PC 산업의 핵심 기업인 인텔도 시장 위축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인텔의 3분기 PC 사업 매출은 81억달러(약 10조8653억원)로 전 분기 대비 9% 감소했다. 인텔은 4분기 전체 매출도 3분기(165억달러)를 밑도는 150억~16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PC 사업 부진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자금 조달 우려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텔 주가는 하루 만에 30% 가까이 급락했다.

부품 가격 상승은 PC 제조사들의 생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기준 CPU와 D램,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이 PC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8%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HP와 레노버, 델 등 주요 PC 제조사들은 생산거점 재편을 통한 비용 절감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립부 탄 인텔 CEO(최고경영자)는 지난달 31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메모리"라며 "내년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PC 업계의 메모리 수급 불균형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한국 D램 제조사들의 내년 PC용 D램 생산량이 올해보다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PC 제조사들의 구매 축소와 메모리 장기 공급계약 확대 등을 고려하면 공급 감소 폭이 40%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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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고부가가치 서버용 제품 확대 기조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HBM, 서버용 D램, SSD의 판매 비중을 한 단계 높여 AI 시장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고부가가치 서버용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투자에 대한 우려에도 메모리 시장 전반의 공급부족은 심화하고 있다"며 "PCB(인쇄회로기판)와 CCL(동박적층판) 등 핵심 부품의 품귀 현상까지 겹치면서 PC 제조사들의 부품 조달 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