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IMF 외환위기'보다 더 센 놈이 온다

내년 'IMF 외환위기'보다 더 센 놈이 온다

박창욱 기자
2012.05.18 09:11

[BOOK]대한민국 경제 2013 그 이후..가계부채 등 위기대비 해법

2008년 6월 유가가 배럴당 120~130 달러를 넘나들 때였다.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당시 유가가 곧 2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선 유가가 곧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유가는 그 해 하반기부터 하락했다.

SERI의 분석이 맞았던 것이다. 이 예측의 주인공이 바로 김경원 CJ 경영고문이다. 김 고문은 당시 SERI에서 글로벌연구실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는 현장에서 뛰는 경제학자, 즉 '필드 이코노미스트'를 표방하는 인물이다.

필드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현상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학문적 성과로 축적하는 학교의 경제학자(아카데믹 이코노미스트)들과 달리 미래 전망, 즉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나아갈 방향에 더 중점을 둔다. 자신의 전망에 따라 막대한 규모의 경제적 이익이나 손실이 왔다 갔다 할 수 있기에 신속하고 정확한 전망을 내놓기 위해 늘 노력한다.

필드 이코노미스트인 김 고문이 SERI 근무시절 동료인 김준원 대불대 교수와 함께 한국경제의 가까운 미래를 진단하는 책 '대한민국 경제 2013 그 이후'를 펴냈다. 10년 이후를 내다보는 미래적인 관점이 아니라, 현실 경제에 대한 직관적인 판단을 통해 당장 내년 이후의 한국경제를 종합적으로 전망했다.

저자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훨씬 '깊고', '오랜' 불황으로 한국 경제의 위기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을 내놨다. 그 조짐은 빠르면 올 4분기부터 나타나 내년부터 본격적인 위기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기자와 전화인터뷰에서 "올해 상황만을 보고 판단한 것이 아니다. '리먼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하던 내용"이라 말했다.

그 전망의 논리 전개를 간략히 정리해보자. 90년대 중반부터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세계 경제 전면에 부상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값싼 물건을 대량으로 시장에 풀면서 전 세계가 물가 부담없이 성장을 지속하자, 각 국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했고 이는 자산가격 거품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거품이 꺼지는 법. 이로 인해 불황이 오면 곧바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유권자들의 불만이 정치권에 가감없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은 이를 두고 술 먹어 생긴 숙취를 술로 푸는 이른바 '해장술 싸이클'이라 표현했다.

더구나 세계화로 인해 각국 경제 상황변화에 시차가 없어졌고 국제 공조체제도 약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돼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지면 각 국이 쓸 수 있는 수단이 별로 남아 있지 않게 됐다. 더구나 한국은 지난해 말 현재 약 913조원의 엄청난 가계부채를 안고 있다. 집 사느라 진 빚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발 경제위기로 부동산 가격이라도 하락하는 날엔 한국경제는 97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저자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단기 해법은 3가지다. 바로 △가계 부채의 연착륙 유도 △복지의 속도조절을 통한 국가부채 상황의 악화방지 △대중국외교 강화를 통한 북한위협에 대한 대비 등이다.

특히 가계 부채가 중요하다고 했다."부동산 거품엔 반대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절대로 집 값을 크게 떨어지게 놔둬선 안 됩니다. 부동산 부양책을 당분간 써야 합니다. 집값이 내려가면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계로 인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늘어나 감당못할 위기가 옵니다."

저자는 "그래도 종말은 없다"며 긴 불황의 끝을 대비한 장기해법도 내놨다.

"중국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위기가 왔지만, 답은 역시 중국에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의 내수시장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린바이오(농축산 및 식품) 화이트바이오(재생자원을 이용한 연료와 소재생산) 문화콘텐츠 등 신수종산업에 몰두해야 합니다. 한국은 위기 이후 찾아올 '팍스 아시아나' 체제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습니다."

(김경원 김준원 지음. 리더스북. 324페이지.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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