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러브 메일 페일…'천재 이야기 꾼 매튜 퀵이 들려주는 인생론'

포샤 케인은 돈 많은 남편을 둔 덕에 호사를 누리고 살았지만 그 남편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여자다. 남편의 간통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만 것. 그런데 웬걸? 멍청하기 짝이 없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되자 오히려 기쁘기만 하다.
이제라도 인생을 바로잡아 보자며 고향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게 또 웬일? 사춘기 시절 버팀목이었던 고등학교 선생님 버논 네이트가 제자에게 두들겨 맞고 찌질한 낙오자로 산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충격을 받은 케인. '선생님을 구하자!' 머릿속에 번쩍 번개가 쳤다.
정체모를 사명감에 사로잡힌 케인은 다짜고짜 '네이트 회생 프로젝트'에 나선다. 아들 네이트와 절연한 수녀 매브, 첫사랑 케인을 향해 또 한 번 사랑의 열병을 앓기 시작한 기간제 교사 척 베이스가 가담한다.
미국 작가 매튜 퀵의 소설 '러브 메일 페일'은 네 명의 주인공이 서로의 인생을 구하려다 자신의 삶을 구제받는 이야기이다. 세 명은 자꾸만 자살하려는 네이트에게 고함을 지르고 다리가 불편한 그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너덜너덜하게 만든다. 심지어 신체적 폭력을 동원하기까지 한다. 낙오자 한 명 살리겠다고 변변찮은 루저(loser) 여럿이 달려들어 펼치는 좌충우돌은 유쾌하다. 때론 뭉클한 감동도 느껴진다.
책 제목은 퀵이 정신적 지주로 여기는 커트 보네거트의 '제일버드'의 앞소절 '사랑은 실패할지 모르지만, 인간의 예의는 승리할 것'에서 착안했다. 사랑은 실패할 수 있다면서 인생은 구하겠다는 구제불능 주인공들을 보며, 비록 절망 속에 허우적대더라도 나를 일으켜 세워줄 손길 하나 있다면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는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전작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용서해줘, 레너드 피콕'에 이어 역시 영화화가 결정됐다. 개성파 여배우 엠마 스톤이 주연을 맡는다. 소설과 영화로 두 번 만나는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러브 메이 페일=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박하 펴냄. 556쪽/1만4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