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이번주 새책] '실컷 논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

"일단 대학만 가면 뭐든지 다 자유롭게 하고 실컷 놀 수 있어"
대한민국 학생 10명 중 9명은 이런 달콤(?)한 조언을 들으며 자란다. "대학만 가면…"으로 시작되는 일종의 '최면'이다. 그렇게 놀고 싶은 욕망은 억눌린 채 자란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겨를조차 없이 정해진 답을 외우기 급급하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불행을 강요당하며 자라나는 셈이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명문대에 가거나 일류 대기업에 취직하면 정말 행복해질까?
'실컷 논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의 저자인 심리학자 김태형은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답한다. 어린 시절의 불행이 미래의 행복으로 순식간에 뒤바뀌는 기적은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는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행복'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대신 '현재가 행복해야 미래가 행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되새긴다.
그는 아이들이 행복한 어린 시절을 마음껏 누리지 못하는 이유를 '놀이의 박탈'에서 찾는다. 부모들의 잘못된 사랑으로 자유롭게 놀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놀이가 어린시절 한 때의 추억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사회적 능력, 자존감, 정신 건강과 같이 생존의 기반이 되는 '기초 체력'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 스스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믿음을 심어주는 심리적 지지대와도 같다.
이 책은 놀지 못해 불행한 아이, 그리고 아이가 노는 것을 두고볼 수 없는 불안한 부모를 위한 치유의 심리학 책이다. 그는 어른들에게 단호하게 충고한다. 많은 부모들이 '돈이 곧 행복'이라는 가치관, 대기업에 입사해 거액의 연봉을 받아야 성공한 인생이라는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혀 있어 아이들을 스트레스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들이 은연 중에 "공부를 잘해야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부 사랑을 주면서 아이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이들에게서 놀이를 빼앗고 똑같은 불안감을 심어준 당사자는 결국 부모들이며 이를 바꿀 의무 또한 부모들에게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어른들의 불안은 어른들 스스로 해결하라. 아이들에게 떠넘기지 말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실제 부모·자녀들의 풍부한 사례를 엮어 '놀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OECD국가 가운데 행복지수 1위로 꼽힌 덴마크의 사례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저자는 "사람의 힘을 믿고 사람의 힘으로 성장한 한국 역시 덴마크와 같은 가능성을 품고있다"며 변화를 촉구한다.
독자들의 PICK!
◇실컷 논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김태형 지음. 갈매나무 펴냄. 224쪽/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