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물 10% 늘었지만…"급매 겨우 1~2억 내려" 집값 잡힐까

서울 매물 10% 늘었지만…"급매 겨우 1~2억 내려" 집값 잡힐까

남미래 기자
2026.02.12 04:30

다주택자·등록임대 정조준한 대통령…물량 폭탄 현실화할까①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2.10. photocdj@newsis.com /사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2.10. [email protected] /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 집값 안정을 목표로 다주택자를 향해 연일 강경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다주택자에 이어 민간 임대사업자까지 압박 대상으로 삼으며 매물 확대를 유도하는 모습이다. 최근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경우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까지 유예하는 보완책도 병행하면서 이 같은 조치가 실제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李 대통령 강경 메시지에 서울 아파트 매물 9.8%↑
[서울=뉴시스] 이수린 수습기자 =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급매물 안내가 붙어있다. 2026.02.10 photo@newsis.com /사진=이수린 수습
[서울=뉴시스] 이수린 수습기자 =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급매물 안내가 붙어있다. 2026.02.10 [email protected] /사진=이수린 수습

1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공식화한 지난달 23일 5만6219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이날 6만1755건으로 9.8% 증가했다. 보름여 만에 5500건 넘는 매물이 시장에 추가로 나온 셈이다. 강북구(-4.1%), 금천구(-0.6%), 구로구(-0.3%)를 제외한 22개 자치구에서 매물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잇단 경고 메시지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뿐 아니라 투자·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 임대사업자까지 언급하며 매물 출회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실거주가 아닌 이상 집을 팔라는 의미다.

대통령 발언 이후 관계 부처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10일) 국무회의에서 주택을 처분할 때 계약 이후 잔금·등기까지 4~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기존 세입자가 있는 경우에는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까지 미루는 방안을 보고했다. 거래 현실을 감안해 '출구'를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이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집값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매물 감소였는데 최근 매물이 늘어난 것은 안정화의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정부가 매물 유도를 위한 퇴로를 마련한 만큼 가격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가 낀 주택이 시장에 나오면 매수 심리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동안은 매물이 있어도 대출 규제로 현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만 접근할 수 있어 거래로 이어지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대 2년간의 여유기간을 줄 경우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실수요자의 주택 매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매도자에게 현실적 퇴로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5년새 다주택자 3.7% 감소…"거래활성화 유인책 마련 필요"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메시지에 서울 강남3구 등에서 급매물이 늘어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가 희뿌연 대기에 갖혀 있다.    한국보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2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은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0.27% 상승해 52주째 상승했으나 전 주(0.31%)보다 오름 폭이 축소됐다. 2026.02.05. dahora83@newsis.com /사진=배훈식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메시지에 서울 강남3구 등에서 급매물이 늘어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가 희뿌연 대기에 갖혀 있다. 한국보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2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은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0.27% 상승해 52주째 상승했으나 전 주(0.31%)보다 오름 폭이 축소됐다. 2026.02.05. [email protected] /사진=배훈식

다만 다주택자 매물 출회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 시절 보유세·거래세 중과 등 세제 강화로 다주택자가 이미 상당 부분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서울 거주 2주택 이상 보유자는 2020년 38만6019명에서 2024년 37만1826명으로 3.7%(1만4193명) 감소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2020년 이후 다주택자가 꾸준히 감소해 이미 정리할 사람들은 상당수 매도를 마친 상황"이라며 "남은 다주택자들은 일부 매물을 정리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등 현금흐름을 확보해 세금 부담에 대비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설령 매물이 늘더라도 가격 안정으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가 우선적으로 내놓는 물건은 수요가 선호하는 아파트보다는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인 경우가 많다"며 "아파트를 내놓더라도 가격을 크게 낮춰 급매로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수억 원씩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 급매로 분류되는 물건도 직전 거래가 대비 1억~2억원 낮은 수준에 그친다"며 "한국부동산원 통계가 뚜렷한 하락세로 전환된 상황이 아닌 만큼 이를 본격적인 가격 조정이나 급매 확산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결국 거래를 활성화할 확실한 유인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 랩장은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다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공급 확대는 시차가 있는 만큼 보유세와 거래세 구조를 재조정하는 등 압박 일변도가 아닌 시장 활성화 중심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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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남미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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