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유산청이 인근 재개발 사업으로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종묘 일대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한다. 인근의 유지·정비 의무가 부과되는 만큼 서울시의 재개발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 산하 세계유산분는 이날 저녁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고 종묘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약 19만㎡의 종묘 일대가 세계유산지구로 신규 지정된다.
세계유산지구 지정의 의의는 유산청이 종묘 인근의 개발과 관리, 보존 등에 기존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세계유산법)'에 따르면 세계유산지구로 지정되면 인근을 '유산 보호를 위한 완충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종묘에서 약 180m 떨어진 세운4구역 개발에도 제동이 걸리는 셈이다.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인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할 수도 있다. 세계유산법이 서울시 고시보다 상위 법령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영향평가 실시를 거부할 명분이 약해진다. 유네스코와 유산청 등은 올초부터 서울시에 영향평가 실시를 요구하는 공문을 3차례 발송했으나 서울시는 아직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산청은 오는 12월 중으로 종묘의 세계유산지구 지정 관련 행정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서울시에 세계유산법에 근거한 세계유산 영향평가 실시를 재차 강력하게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종로변의 건물 최고 높이를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상향하는 내용의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을 고시했다. 고시 내용에 따르면 종묘 인근 세운4구역에 약 40층 높이의 고층 빌딩이 들어설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