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MT문고]-'공유부 배당'

지구가 모두의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지구의 자원이 창출하는 이익을 모두가 함께 나눠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금액으로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하자는 주장은 여러 국가에서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공유부 배당'을 쓴 미국의 유명 칼럼니스트 브렌트 라날리는 지구가 만들어내는 이익을 '공유부'라고 규정한 뒤 다수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역설한다. 공유부를 독점적으로 이용해 온 소수가 누리던 것을 모두에게 되돌려줘야 한다는 논리다. 기업이나 부유한 개인 등 일부만이 자원을 채굴할 역량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모두의 것인 지구를 독차지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책의 뼈대가 되는 것은 알래스카의 사례다. 알래스카에 북미에서 가장 큰 유전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석유 수입의 일부를 기금으로 만들었고, 주 거주 기간에 따라 정기적으로 배당금을 받았다. 책은 알래스카 기금의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소유와 분배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연 자원에서 인공 공유물, 오염 배출권 등으로 논의를 확장시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이전 세대에서 물려받은 문화유산이나 방송 주파수 등은 물론 환경 오염 부담금으로 인해 생긴 수입 등도 모두가 소유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배당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논리다. 기존과 다른 정책적 접근으로 공유부의 적용 범위를 넓혀 체계적인 이론을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날카롭다.
부를 공유한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 지역이 많아 실제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다. 일부 대목에서는 부를 독점한 소수와 그렇지 못한 절대다수의 대결적 구도로 몰아가려는 투쟁적 시도가 엿보인다. 생략한 부분이 많아 역자의 해설을 필요로 하는 점도 아쉽다.
저자는 하버드대학교와 중앙유럽대학교에서 역사학과 환경 등을 공부했다. 2009년부터 미국 환경 운동가의 시초라고 불리우는 헨리 데이빗 소로를 연구했다. 기본 소득과 공유부 배당, 공공 정책 등을 주제로 '개발을 위한 배당', '사회신용 경제학', '토지 정의' 등을 썼다.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유승경 수석연구위원과 정균승 군산대 명예교수가 번역했다.
◇공유부 배당, 평사리,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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