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조원의 부채까지 모두 인수하는데 거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47%를 얹어서 준다?’ ‘기업을 인수하는데 기업의 매출,영업이익에 대한 내용이 보도참고자료에 단 한 줄도 없다?’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비스트에너지 인수에 대한 취재는 이같은 의문에서 시작됐다.
그 때부터 하비스트에너지의 홈페이지에 나온 인수 보도자료, 기업현황을 살펴 봤다. 하비스트가 캘거리에 본사를 둔 점에 착안해 캘거리헤럴드 등 현지 언론기사도 훑어 봤다.
2007년에 이어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두둑한 프리미엄을 줬다" "이해할 수 없는 거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지에선 선뜻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던 매물이라고 하는데, '단독협상 조건'을 내걸어 협상 개시 2개월만에 인수했다는 점도 이상했다. 석유공사의 해외 M&A 역사상 최대인 4조7000억원을 들여 기업을 인수하는데, 두 달 만에 실사를 마치고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상장회사여서 재무정보가 잘 드러나 있어 2개월이면 충분했다"는 석유공사의 해명이나, "메릴린치가 3개월간 실사한 것으로 충분하다"는 지경부 차관의 말도 수긍할 수 없었다.
상장회사라고 하더라도 장부상 수치와 실제 수치가 다를 수 있고 확인매장량을 부풀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확인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자문사의 주요 업무가 거래를 성사시켜 수수료를 받는 것인데, 메릴린치의 실사 결과에만 의존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이 과정에서 지경부가 확인매장량이라고 밝힌게 사실은 확인매장량과 추정매장량을 모두 합한 수치라는 것도 하비스트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경부와 석유공사가 석유·가스의 자주 개발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거래를 서둘렀고 발표 과정에서 성과도 부풀렸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지경부는 연내 1곳 정도 추가적인 M&A 가능성을 언급했다. 성과를 내는 것보다 졸속협상의 의혹을 사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으면 한다. 석유공사가 100% 정부투자기관이어서 잘못된 거래를 하면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