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도청 위험 "사실"... 청와대도 지급 보류

스마트폰 도청 위험 "사실"... 청와대도 지급 보류

임동욱 기자
2010.05.20 09:08

최근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이 도청 등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월5일 정부과천청사 지경부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스마트폰 도청 시연회가 열렸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I)에서 나온 보안 전문가가 최경환 장관에게 스마트폰 한 대를 건네고 직접 해킹 과정을 시연했다. 이 보안 전문가가 노트북을 열어 최 장관에게 이메일을 발송했고 최 장관이 스마트폰으로 그 이메일을 열어보자, 순식간에 휴대폰에 도청 프로그램이 설치됐다.

이후 최 장관이 스마트폰으로 자리에 참석한 한 국장에서 전화를 걸자 전화 통화내용이 보안전문가의 노트북을 타고 흘러나왔다. 최 장관이 통화를 마치고 잠금장치를 눌러 대기상태로 전환했지만 도청은 계속됐다. 스마트폰이 사실상 도청 마이크 역할을 한 셈이다.

스마트폰 도청문제는 다음날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논란이 됐다.

스마트폰이나 트위터 등 뉴미디어를 활용한 정책홍보 활성화 방안에 대해 최 장관은 "스마트폰이 해킹과 도청에 취약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통령도 "책임 있는 정부가 사용하기에 위험할 수 있으니 스마트폰 사용을 신중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본격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보안 문제를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어 간단한 스마트폰 해킹 시연회를 열었던 것"이라며 "정부 부처 중 누군가는 스마트폰의 보안에 대해 지적해야 한다는 판단에 최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스마트폰 지급을 백지화한 것과 관련, 이 관계자는 "청와대도 국정원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스마트폰 보안문제를 점검한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상황을 종합ㆍ판단한 청와대가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스마트폰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용도로 스마트폰을 구매한 최 장관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은 보안문제가 있어 중요한 자리에는 가지고 가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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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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