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중한 만남이 1회용이 되지 않으려면

[기고]소중한 만남이 1회용이 되지 않으려면

박미자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
2011.05.06 08:03

커피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커피전문점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하는 것이 직장인들의 로망이 됐고, 동료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커피점으로 발길을 옮긴다.

사실 사람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건전한 장소가 늘어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시끄러운 음악으로 대화가 단절되는 다른 장소들과 달리 커피전문점은 차분한 분위기에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은은한 커피향이 더해져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해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렇게 사람들의 만남을 끈끈한 유대관계로 이어줄 대화의 장이 한번 쓰고 버려지는 1회용 컵으로 넘쳐나고 있다는 점이다. 매장 쓰레기통마다 가득 담긴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들을 보면 커피전문점에서의 대화로 깊어진 유대관계마저도 1회용이 되어 버리는 게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한다.

환경부에서는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늘어가는 1회용 컵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올해 초 스타벅스 50개 매장에서 '1회용 컵 없는 매장'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2월 한 달간 매장 내 고객에게는 머그컵을 제공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머그컵 수거트레이, 머그 워머, 세척기 등 시설을 확충하고 직원 교육을 실시한 결과 테이크아웃을 포함한 전체 고객의 49%, 매장 내 고객의 78%가 머그컵을 이용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시범 매장이 아닌 일반 커피전문점의 머그컵 사용률이 6~39%로 나타난 것을 감안한다면, 정책이 가진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결과라 할 수 있다. 1회용 컵 사용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낭비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그런지 "매장 내에서는 머그컵을 제공합니다"라는 직원의 안내에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도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적었다.

물론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10% 정도는 여전히 불편함이나 위생상 이유로 매장 내에서도 종이컵을 이용하고 있다. 고객이 집중되는 점심시간대에는 머그컵을 수거하고 세척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종이컵을 제공하는 곳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부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커피전문점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국민실천 운동을 추진하는 것은 환경교육 측면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 기업 입장에서도 비용절감이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에 1회용 컵 사용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

환경부에서는 이러한 기업 활동을 뒷받침하는 한편 머그컵 사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올해 전반기에 패스트푸드, 커피전문점 등 17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1회용 컵 사용 줄이기 대국민 홍보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매장에서 머그컵을 사용할 경우 가격을 할인하거나 쿠폰을 모아 상품을 주는 등 특별 이벤트도 구상 중이다. 기존 시범 매장에 대해서도 시행 성과를 분석하고 직원 교육을 배가할 것이며, 다가올 여름철에 차가운 음료에 많이 쓰이는 테이크아웃용 플라스틱 컵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일련의 관심과 노력들로 '매장에서는 당연히 다회용 컵을 사용한다'는 인식이 기업과 국민생활에 정착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테이크아웃 등 불가피한 상황은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매장 내에서 만큼은 1회용 컵 사용이 근절될 수 있도록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가 합심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 언론 등 모든 분들도 일부 문제점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지 말고 긍정적인 자세로 함께 해결책을 고민해 정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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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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