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국제금융 지키고 부총리급 부서로 격상..금융위, 현 체제 유지에 안도
15일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안에서 금융 부문의 조직 개편은 나오지 않았다. 자칫 기능을 떼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던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로서는 일단 무승부다.
현재 정부 부처 중 금융정책은 재정부와 금융위가 나눠 맡고 있다. 재정부는 국제금융 정책을, 금융위는 국내금융 정책을 담당한다.
하지만 국제금융, 국내금융을 따로 관리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당선인 캠프에서 재정부의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해 금융부를 신설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차기 정부에서는 금융정책 업무가 조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정작 새 정부에서도 현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재정부는 그동안 '금융부 신설 주장'에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도 아닌데 왜 자꾸 거론하는지 모르겠다'며 무시하는 전략을 써 왔다. 그러면서도 내심으로는 신경을 많이 썼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국제금융국장을 파견 보낸데는 국제금융 업무 이관을 방어하라는 뜻도 담겨 있었다.
재정부의 논리는 환율 등 국제금융은 기본적으로 거시경제정책의 수단인데 이를 재정부에서 떼어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국내금융은 미시정책 수단으로 시장안정, 효율적인 금융감독, 산업육성에 초점을 두지만 국제금융은 정부가 가진 가장 중요한 거시경제 정책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G20 등 주요한 국제기구 회의나 각종 대외 업무에 한국을 대표해 재정부 장관이 나서는 상황도 강조했다.
재정부는 결국 국제금융을 지켰다. 예산기능이 분리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예산 편성 권한도 그대로 재정부에 남았다. 오히려 경제부총리 신설로 부총리급 부서로 승격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경제부총리가 폐지됐지만 실상 재정부 장관은 경제부처를 총괄하면서 부총리 역할을 해왔다. 국회에서도 재정부 장관은 모든 경제부처의 업무에 대해 모두 답변해야 했을 정도다.
재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부총리 신설로 정책 추진에서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최대 3명이 임명됐던 부총리가 차기 정부에서는 경제 단독 부총리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돼 상당한 위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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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름만 부총리고 권한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달라질게 없는 만큼 실제 어떤 권한이 부여될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당분간 금융위(정책)-금융감독원(감독·검사) 체제가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금융당국도 안도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대로라고 하니 마음이 편하다"며 "각종 금융 현안 해결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도 마찬가지다. 금감원은 민간기관이라 정부조직개편의 대상은 아니지만 금융위가 쪼개지거나 다른 부처에 합쳐질 경우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금융 감독 체계 개편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인수위는 이날 장기적인 조직개편에 대한 내용은 새 정부의 로드맵에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