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방파제와 충돌"... 착륙고도 오류?

"꼬리가 방파제와 충돌"... 착륙고도 오류?

세종=김지산 기자
2013.07.08 15:55

[아시아나 美 사고] 정부, 조종사 과실 논란에 "예단 안돼"

"우리(한국 사고조사반) 조사 결과 항공기가 착륙하는 과정에서 해안 방파제 턱에 꼬리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사진)이 8일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국토부 소속 사고조사반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종사들과 면담에서 확인한 내용이다.

해안가 방파제에 비행기 꼬리가 부딪쳤다는 건 활주로에 진입하기 전 고도가 정상범위보다 낮았다는 뜻이다. 하루 전 미국 폭스뉴스가 예견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해당 방송은 조종사가 착륙고도 조절에 실패해 꼬리가 먼저 방파제에 부딪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꼬리가 방파제에 파손"..착륙고도 오류?

미국 정부와 언론이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나온다. 데버라 허스먼 미국 연방항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사고기가 활주로에 접근할 당시 속도가 너무 느려서 충돌 7초전에 속도를 높이라는 실속경보가 조종석에서 4초간 울렸다"고 밝혔다.

사고기의 활주로 접근속도가 시속 124마일로 통상적인 접근속도인 시속 158마일을 크게 밑돌았다고도 했다.

NTSB는 사고기 블랙박스 예비판독 결과를 토대로 이같은 정황들을 공개했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블랙박스 해독 내용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측 발표 내용에 신뢰성을 부여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자동 착륙유도장치인 '글라이드 스코프(Glide scope)' 고장도 세계 항공사에 사전에 고지됐던 내용이었다고 국토부는 확인했다. 사고기 조종사들은 글라이드 스코프가 작동하지 않아 수동착륙(비정밀 접근착륙)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수동착륙은 고도와 속도 등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정보를 근거로 조종사가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B777 경력 '43시간'이 문제?

사고 이후 드러나는 사안들 다수가 조종사들에게 불리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강국 기장(46)의 B777 경력도 입방아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당시 이 기장이 조종간을 잡았다. 그는 최근까지 B737 기장으로 활동하다 B777로 기종변경을 하던 중이었다. B777로 샌프란시스코에 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테랑인 이정민 기장(49)이 그의 옆에서 교관으로서 부기장 역할을 수행했다.

마치 '훈련생'이 조종간을 잡은 것처럼 비쳐질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강국 기장은 이번 비행 직전까지 모두 9차례, 43시간동안 B777을 조종했다. B777 기장 승격 조건인 20차례 비행 또는 10차례 및 60시간 비행 기준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2005년부터 기장생활을 시작한 이 기장에게 자격미달 논란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사고조사 1년 이상, 예단 경계해야"

정부는 조종사 과실 가능성에 우려와 함께 섣부른 예단을 경계하고 있다. 블랙박스 해독을 이제 막 시작했고 항공기 사고 조사에 보통 1년 이상, 길게는 3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다. 일부 나타난 정황들만 가지고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설명이다.

최정호 실장은 "사고에 관한 모든 내용은 한·미 공동으로 블랙박스를 비교분석한 다음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블랙박스 해독을 포함한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통상 1년 이상 걸리고 길게는 3년이 소요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미국이 조사를 주도하고 있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나라에서 조사권을 갖고 있지만 사고 항공기가 소속된 국가도 조사에 참여할 수 있게 한 건 조사가 최대한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한 장치"라며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들 대부분은 미국 정부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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