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765kV 송전탑', 헤어드라이기보다…

[르포]'765kV 송전탑', 헤어드라이기보다…

안성=이현수 기자
2013.09.25 10:33

24일 경기도 안성시 '신안성변전소' 인근 마을. 고압선이 집들과 논밭 위 한 가운데를 지나갔다. 사이사이 세워진 송전탑의 전압은 765kV. 현재 경남 밀양이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송전탑과 같은 종류다.

신안성변전소는 서해안의 대규모 발전력을 받아 가평과 서산으로 전력을 수송한다. 전기는 성남, 용인, 수원 등 수도권으로도 이어진다. 수도권 부하대비 15%를 담당하는 국내 최대용량 변전소로, 국내 전력계통의 중추 역할을 하는 셈이다.

◇765kV송전탑 유해성? 헤어드라이기와 비교하니

765kV 신안성변전소는 서해지역 대규모 발전전력을 받아 수도권으로 공급하고 있다. 765kV 전력설비 1개는 345kV 3~4개를 대체한다. /한국전력 제공
765kV 신안성변전소는 서해지역 대규모 발전전력을 받아 수도권으로 공급하고 있다. 765kV 전력설비 1개는 345kV 3~4개를 대체한다. /한국전력 제공

765kV 신안성변전소는 2002년 동양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행했다. 우리나라가 765kV 전압을 다루는 이유는 좁은 국토 때문이다. 송변전설비 입지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전압을 높여 효율성을 도모한 것. 실제 765kV 송전탑 1개는 345kV 3~4개를 대체한다.

밀양을 포함 양산시 등 경남지역에 한전이 765kV 송전탑을 설치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제조 공장들이 몰려있어 전기사용량이 많은 영남지역에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계획된 것. 현재 밀양을 제외한 양산시, 창녕군, 울산 울주군, 부산 기장군 등 4개 시군에선 송전탑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신안성변전소가 지어질 당시에도 정부는 고압선을 염려하는 인근 마을 주민들을 설득해야 했다. 전자계의 경우 지면으로부터 거리가 멀수록 자계 세기가 감소하는 점을 들어 이해를 구하고, 지가하락 등을 고려해 마을단위로 보상금을 책정했다. 밀양처럼 가구별로 400만원씩 보상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신안성변전소 안에는 마을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홍보관이 있다. 한전은 이곳에 헤어드라이기와 전자레인지, 송변전설비 전자계를 비교해놓은 설비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머리에 가까이 대고 쓰는 헤어드라이기의 자계값은 68mG(미리가우스), 전자레인지는 44mG다. 20M 위에 떨어져있는 송변전설비는 11mG다. 이곳 마을을 지나는 765kV 고압선은 지면에서 70~80m 위에 설치돼있다.

한전측은 "송전선은 일반 전자파처럼 전계 자계가 상호 조합되지 않는 극저주파 전자계로, 인체에 축적되지 않는다"며 "세계보건기구 연구결과에서도 낮은 수준의 자계노출에 의해 암이 진전된다는 생체작용은 밝혀진 바 없다"고 말했다.

◇765kV 지중화는 개발 안 돼

신안성변전소는 765kV를 변압기를 통해 345kV로 전환, 수도권으로 이송한다. '신성남전력구'에 도착한 전류는 송변전설비를 땅에 묻는 '지중화(地中化)'를 통해 수도권까지 이어진다. 지하 76m 깊이에 설치된 전력 케이블은 탄천변을 따라 약 2.5km에 걸쳐져있다. 서울 강남과 경기 하남 지역의 부하를 담당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건설 반대대책위가 주장하는 것도 바로 '지중화'다. 그러나 765kV를 지중화하기 위한 전력케이블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전세계에서도 765kV급 지중선로의 건설 사례가 없고, 우리나라도 500kV까지만 기술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밀양시 구간을 345kV로 전환해 지중화할 경우에는 2조7000억원의 공사비가 필요한데다, 공사기간 역시 12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한전은 예상하고 있다. 345kV로 변환하더라도 밀양의 시작점과 마지막점에는 765kV 변전소 2곳을 추가로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기간과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 5월 20일 재개됐던 밀양 765kV송전탑 공사는 갈등 해결을 위한 전문가협의체 구성을 이유로 9일 만에 중단된 채 아직까지 멈춰있다. 2008년 8월 시작한 공사는 지금까지 11차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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