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과 '억지'가 판을 치는 국회 국정감사.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회와 피감기관간 벌어지는 갑을의 일방적 싸움은 TV에만 잡히는 게 전부는 아니다. 무대 뒤편에서도 을의 설움은 계속된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M의원은 최근 5년간 단일 사안으로 가장 많은 리콜을 받은 차량이 르노삼성의 SM3와 SM5라고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가 근거였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최다 리콜 차량은 현대·기아차의 쏘나타였다.
해프닝은 집계 시점 때문에 발생했다. M의원실은 9월 말 쏘나타가 단일 자동차 리콜 대수로 가장 많은 18만대를 실시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8월 말까지 자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오류를 범했다. 단단히 망신을 당한 M의원측은 국토부에 전화를 걸어 분풀이를 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국감에서는 B의원이 한·일 정부간 선박평형수 설비면제 논의를 벌인 사실을 질타했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가 선박평형수로 실려와 국내 바다에 뿌려질 수 있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논의를 한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해수부측은 해당 의원실에 선박평형수 설비는 미생물을 살균하는 장치로 방사능과 전혀 무관하다고 사전에 설명을 했다. 방사능과는 애초부터 관련이 없는 설비라는 것이었다. 이정도 설명에도 불구하고 B의원실은 짜증을 내며 자료를 배포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들은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결과적으로 의원실이 요구한대로 자료를 제출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은 바로 잡아줬다가 욕만 먹은 꼴이다.
정부 공무원들의 기피대상 0순위인 L 의원 같은 경우는 양반 축에 속한다. 의정활동의 전부를 자신의 지역구 발전에만 쏟아 부으며 틈만 나면 장·차관에게 전화를 거는 L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모차관에게 자신의 전화를 피한다며 질책했지만 사실을 호도하지는 않는다.
국감은 드러나지 않았던 부조리와 비합리, 탈법·편법적인 국정 운영 상황을 끄집어내 바로잡는 데 목적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감스타'로 뜨고 싶은 욕망이 과도하다보니 이런 식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다반사다.
촌철살인 같은 질문과 지적으로 얼마든지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을 수 있지만 우리 국회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독자들의 PICK!
잘못된 사실이 이슈화 됐을 때 이를 바로잡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의도 했든 하지 않았든 최대한 정확하게 내용을 파악해야 하기는 언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을'에게 호통 친다고 해서 사실을 호도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