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과잉 상황서 규모화, 전문화 긍정적 평가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석유화학 분야 '빅딜' 소식이 알려지자, 정부 측에서는 조심스럽게 환영의 기색을 내비쳤다.
삼성그룹은 26일 오전 이사회와 경영위원회를 열어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탈레스 등 4개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는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한화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자사주 제외)를 1조600억원에 한화케미칼 및 한화에너지에 매각한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석유화학 분야 매출이 약 20조원 정도로 늘게 돼 롯데케미칼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2위에 오르게 된다. 업계 1위인 LG화학을 바짝 뒤쫓는 형국인 셈이다.
이 같은 석유화학 분야의 깜짝 인수합병 소식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표정 관리에 나섰다. 국내 석유화학 분야의 경쟁력 향상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민간 기업끼리의 업무이고 진행상황도 초반이어서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산업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끼리의 합병이고, 아직은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판단을 내리기가 조심스럽다"며 "석유화학 분야가 글로벌 공급과잉인 상황에 맞서 국내기업이 대형화, 전문화 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부처 내 다른 관계자는 "삼성이 그룹 내 비주력 분야인 석유화학을 한화에 매각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기업 간에 구조 고도화를 통해 자발적인 성장 노력을 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두 그룹간의 인수·합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소들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방위산업에서도 항공기 엔진, 군수 무기 체계 등을 아우르며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한편 대기업간 빅딜이 일어난 것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엔 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정부가 그룹간 구조조정을 요구해 빅딜이 이뤄졌으나 이번 빅딜은 기업 간 자발적으로 진행됐다.